우리은행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효과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우리은행은 3분기에 3천억 원 규모의 희망퇴직비용을 반영하면서도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냈다”며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앞으로 매년 일반관리비가 1천억 원씩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내년에 순이익 1조92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예상순이익보다 6.1% 늘어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손보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해 직원 1천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금호타이어와 관련된 충당금 400억 원도 3분기에 적립한 만큼 불확실성도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충당금비용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률 0.29%를 유지해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며 “이 충당금은 금호타이어가 매각될 경우 환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TX엔진 등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회사들이 매각될 경우 충당금이 환입되는 만큼 대손비용률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우리은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이 비은행부문이 취약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금리변동에 따른 이익민감도도 그만큼 높다는 뜻”이라며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고 바라봤다.
다만 자본비율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점은 과제로 남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성장률이 낮아지고 기업여신이 늘어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본비율이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을 소폭 웃돌고 있지만 경쟁사보다 취약한 자본비율의 추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의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10.9%로 집계됐는데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2019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을 10.5%를 넘는 수준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