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7-10-27 16:13:59
확대축소
공유하기
KB금융지주가 가계대출 규제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대출고객을 중소기업 등으로 다변화했고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사업 확대기조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7일 “KB금융은 가계여신 비중이 높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은행업종에서 가장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유연한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우에 불과하다”고 바라봤다.
KB금융은 9월 기준 여신잔액 230조8천억 원 가운데 104조2천억 원(45.1%)을 가계에 빌려줬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전체 여신잔액의 16.4%고 잔액 규모도 은행권 최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을 높이는 내용의 가계부채종합대책을 추진하면서 KB금융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KB금융이 개인사업자(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영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규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KB금융은 9월 기준 중소기업에 87조9천억 원을 빌려줬는데 2016년 말 80조6천억 원보다 9.1% 증가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영업을 강화한 성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9월 기준으로 소호대출잔액 58조7천억 원으로 집계돼 국내 은행들 가운데 최초로 50조 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이 확보한 소상공인과 개인자영업자 등 소호고객도 20만 명 이상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도 중소기업과 소호대출을 계속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특히 풍부한 기업영업 경험을 살려 우량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확보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의 영업과 생산활동 지원 등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로 타격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지만 은행권 공통의 문제”라며 “대출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이 비은행사업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은행 중심의 대출규제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KB금융은 3분기 기준으로 전체 순이익의 33.3%를 비은행계열사에서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1%에서 2%포인트 이상 늘었다.
윤 회장이 생명보험과 해외사업 등 KB금융의 약점으로 꼽히는 분야에서도 장기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비은행사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근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KB금융은 생명보험사가 약해 관련 매물의 인수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며 “현재 진행되거나 깊숙이 검토되는 거래는 없지만 앞으로 여러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쌓겠다”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보통주, 자사주, 이중레버리지까지 감안하면 인수합병에 2조3천억 원가량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강력한 자본비율이 인수합병과 대출성장 여력을 높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KB금융은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보수적 자본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이 14.74%로 집계됐는데 이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보유한 자사주 가치도 8천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