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에서 흔들리는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경쟁사와 공격적으로 비교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QLEDTV 품질을 놓고 LG전자의 올레드TV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왼쪽)과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 |
삼성전자는 23일 공식 홈페이지인 뉴스룸에 미국 IT매체 알팅스, 해외 영상디스플레이 포럼 ‘AVS포럼’ 등을 인용해 올레드패널이 TV나 모니터 등에 사용될 경우 화면 일부에 잔상이 생기는 번인 현상이 생긴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올레드의 일부 소재가 빛과 열에 약한 유기물로 구성돼 스마트폰보다 사용주기가 긴 TV나 모니터에 사용될 경우 얼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8월 말에도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LG전자의 올레드TV로 12시간 이상 게임을 실행한 결과 화면에 잔상이 생긴 반면 QLEDTV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현재 이 영상은 조회수 1100만 건을 넘어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LG전자의 올레드TV를 놓고 공격적인 비교마케팅을 펼쳐 글로벌 TV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2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교마케팅은 흔히 쓰는 기법”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업계 리더로서 정확한 TV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생각해서 객관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레드TV는 그동안 낮은 수율, 고가논란 등에 시달렸지만 최근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9월 올레드TV의 국내 판매량은 1만 대를 넘어서 올해 초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또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레드TV는 지난해 처음으로 전 세계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TV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올해 2분기에도 이 시장에서 소니와 LG전자가 각각 38%, 33%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7%로 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IHS마킷의 조사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수량이 아닌 TV제조사가 유통사에 공급하는 수량으로 점유율을 산정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GFK나 NPD의 자료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전 세계 2500달러 이상 TV시장에서 최근 점유율 42%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시장에서 지난해까지 11년 연속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TV시장 점유율 1위를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워온 만큼 프리미엄TV시장에서도 1위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가전 성수기인 4분기를 노려 올레드TV를 제쳐 QLEDTV 판매량을 바짝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이 있어 전 세계적인 가전제품 성수기로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는 11월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쇼핑시즌에 진입하면서 가전제품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연초부터 판매 구조조정을 하면서 대형 프리미엄TV 제품군에 집중했고 이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고가 제품을 위주로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4분기에 좋은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