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점 확대를 위한 발걸음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정부가 대도시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곧 결정하기로 하면서 신세계그룹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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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5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부산,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이달 말 확정한다.
정부는 서울과 부산, 제주 지역에 각 1~2개씩 최대 6곳의 시내면세점을 추가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추가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시내면세점을 여러 곳 운영하고 있는 기존 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신규사업자 모두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신규허가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구분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 문호가 대기업에도 개방될 경우 신세계그룹과 한화갤러리아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면세점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가장 적극적으로 입점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면세점은 모두 42개다. 시내면세점은 17개인데 서울 6곳, 부산 2곳, 제주 2곳, 울산, 대구, 수원 등에 있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부산에서 시내면세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아직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에 비해 경험이나 협상능력 등은 떨어지지만 비싼 임대료를 낼 만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과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며 쌓은 유통 노하우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도 면세점사업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유통 전문이기 때문에 면세점사업도 잘 할 수 있는 기본역량은 갖추고 있지만 참여기회가 적었다”며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기회 되는대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 사장은 호텔신라 면세점총괄을 거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호텔신라 사장을 지낸 면세유통 분야 전문가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성 사장을 직접 영입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2년 12월 부산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한 뒤 신세계면세점이라는 이름으로 면세점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 원래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을 따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기존 운영자인 롯데그룹의 연간 임대료인 500억 원보다 140억 원 정도 많은 금액을 써내며 롯데면세점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 상반기 73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공항면세점보다 훨씬 임대료가 낮은 시내면세점 입찰에 정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내면세점은 공항면세점에 비해 임대료가 싼 데다 매출도 많아 수익성이 높다. 3분기 17개 시내면세점이 벌어들인 돈은 3조9201억 원으로 전체 면세점 매출의 64.8%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과 제주, 부산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이 지역에 추가로 시내면세점이 생길 경우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여야와 정부가 만든 ‘면세산업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대책’ 등에 따라 현재 서울과 부산, 제주 등에 신규면세점 허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지역에 있는 대기업 면세점에 매출이 집중된 탓에 정부가 울산과 수원 등 다른 지방 면세점들의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추가 면세점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관련 규제를 풀어 이 지역에 시내면세점을 추가운영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