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2017-10-23 16: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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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시절인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에 CJE&M을 검찰에 고발하라고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공판에서 검찰이 “김재중 당시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이 CJE&M은 고발하지 않기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올린 직후 신영선 당시 사무처장으로부터 ‘민정실에서 CJE&M을 고발하라고 강하게 요구한다’는 보고를 받았느냐”고 묻자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본인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신 전 사무처장은 13일 우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 전 수석이 “CJ 고발을 왜 안 하느냐. 머리를 잘 쓰면 CJ를 엮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신 전 사무처장으로부터 CJE&M 고발을 요구한 사람이 민정비서관(우병우)이라고 들었느냐”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그랬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이런 고발 요구가 CJ 측의 ‘좌편향’(콘텐츠)와 관련한 청와대의 불만으로 빚어진 것아니냐”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민정실의 요구를 받고난 뒤 2014년 12월 열린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김재중 전 국장은 우 전 수석의 요구대로 CJE&M의 고발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 고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 전 부위원장은 “민정수석실에서 이에(고발이 무산된데) 불만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은 23일 우 전 수석을 출국금지했다. 우 전 수석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출국금지가 해제됐는데 다시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 등을 대상으로 한 사찰에 깊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추명호 전 국정원 8국장을 다시 불러 조사한 다음 우 전 수석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