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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오른쪽) |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 중 누가 더 ‘남는 장사’를 했을까?
두 회사의 분기실적을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가 애플에 완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팔고도 적은 이익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부진과 애플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5일 국내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7.1%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15.6%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추락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애플은 같은 기간 26.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률의 거의 4배에 이른다.
스마트폰 판매량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애플을 압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79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애플 아이폰 판매량은 3927만대였다. 삼성전자 판매량이 애플 판매량보다 두 배 더 많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애플의 승리였다. 7~9월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7500억 원에 그쳤다. 애플은 이보다 약 7배나 많은 12조9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여기에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애플보다 더 팔고도 덜 남기는 장사를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수익성면에서 애플을 앞서지 못했다.
애플은 2011년 4분기 3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뒤 줄곧 30% 안팎의 이익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고점인 20%대를 찍은 이후 계속 하락세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수익성 격차가 4분기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애플은 화면을 키운 아이폰6으로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 및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업체들의 가격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돼 이익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는 애플의 아이폰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애플의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는 3분기보다 각각 65.5%와 7.5%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3분기 12.3%에서 4분기 17.5%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A 시리즈가 판매를 앞두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부진은 4분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 범용화로 삼성전자만이 보유하던 차별성이 약화된 데다 저가시장에서 원가와 제품 및 디자인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아이폰6 시리즈의 판매증가 속도가 예전보다 빠르다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직전분기보다 6% 줄어들고 가격인하와 마케팅비 지출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6%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