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10-22 10: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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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배터리사업의 불확실성에도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정부가 외국 완성차업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데다 2020년 보조금정책도 폐지할 가능성이 높아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은 중국 배터리시장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웅범 LG화학 회장은 9월 말 '에너지플러스 2017' 개막식에서 "중국 난징 배터리공장을 철수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유럽과 신흥시장 등으로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공장가동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삼성SDI도 중국 현지업체가 매물로 내놓은 중국 텐진 배터리공장의 지분 일부를 인수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지분을 인수하고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두 회사는 중국 배터리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정부는 매달 발표되는 중국 공업화신식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계속해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중국 배터리사업은 사실상 판로가 막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2021년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지급되는 구매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한 데다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단독으로 중국에서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하기로 해 LG화학과 삼성SDI는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자동차분야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이 현지기업과 지분율 5대5로 합작투자를 하도록 규정해왔다.
그런데 이번 정책 변경으로 중국 내 전기차 등 신에너지자동차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신에너지자동차는 순수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등이 속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의 개방적 전기차정책은 한국의 기술력 높은 전기차 관련업체들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추가적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2021년 중국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이 폐지되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중국업체들과 품질과 가격 등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만큼 중국시장에서 다시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전기차가 많이 팔리는 시장인 데다 앞으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시장 규모는 25만7천 대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40%이상이 중국에서 팔리는 것이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2배가 넘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2019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10%를 전기차 및 하이드리드 등 신재생에너지자동차(New-Energy Vehicles)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2025년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대 가운데 1대를 신재생에너지자동차로 바꾸겠다는 정책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