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기관의 수장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IT기업을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 IT기업들이 정보제공에 잘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최근 IT기업들이 사생활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정보기관과 갈등을 빚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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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해니건 영국 정보통신본부 국장 |
로버트 해니건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국장은 4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기업들이 테러리스트를 돕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해니건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IT기업들이 테러리스트의 지휘통제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보기관이 긴밀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니건은 “IT기업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것이 절대적 권리는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정보기관과 IT기업이 지속가능한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편안함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해니건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IS를 포함한 여러 테러단체들이 세계에서 조직원을 모으는 데 SNS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니건은 “정부와 정보기관은 엄청난 도전을 맞고 있다”며 “영국 정보통신본부와 자매기관인 MI5 등은 IT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이러한 도전에 맞서 싸울 수 없다”고 말했다.
IS군 지휘관들은 병사들과 통신할 때 페이스북이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보기관의 수장이 미국 IT업체를 맹비난한 이유는 현재 IT기업들이 정보요구에 이전보다 비협조적으로 변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IT기업들은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제공 요구에 협조하고 있지만 외국 정보기관이 정보를 요청했을 때 정보제공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드워드 스노든 전 국가안보국(NSA) 요원이 미국정부의 사생활 침해를 폭로한 뒤 시민들의 불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IT기업들은 사생활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정보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시민들이 사생활 침해 문제에 점점 민감해지고 IT기업들이 전자결제시장에 뛰어들면서 보안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제임스 코메이 FBI 국장은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애플과 구글의 보안강화 조처를 비난했다.
애플과 구글이 최근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암호화해 정부의 정보 제공요청을 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 수사기관이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한다고 비난해 왔다.
코메이 국장은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 보안강화를 통해 소비자들을 법의 울타리 밖에 두려 한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