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100엔 당 원화환율이 940원대로 내려왔다. 6년 만에 최저수준이다.
4일 원엔환율이 종가기준으로 100엔에 947.94원을 기록했다. 원엔환율이 940원 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 6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엔환율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100엔 당 1073.81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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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100엔 당 940원대로 떨어졌다. |
원엔환율 하락은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달 31일 양적완화 확대조치를 취한 뒤 더욱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전 100엔 당 920원까지 내려갔던 적이 있음을 감안하면 원·엔환율이 추가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약세 때문에 일본과 경쟁관계인 우리나라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화 강세로 상품을 수출을 했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은 늘어나게 되지만 엔화약세로 일본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안타증권은 4일 "과거 원엔환율이 떨어질 때 수출기업 주가가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코스피 지수는 반대의 흐름을 보여 왔다"며 "지수 구성비가 높은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 경쟁력이 높은 데다 수출업종 지수도 1~2개월 안에 회복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병규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코스피 지수는 상승 흐름을 보여 왔다"며 "코스피지수 시가총액의 24.6%를 차지하는 전기전자업종과 원엔환율이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업이 일본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원엔환율이 하락할 때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일본의 양적완화 조치에 현대차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종에서도 엔화약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9월 일본의 소형차 수출 비중은 6.1%에 불과해 소형차가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72.9%)와 기아차(77.2%)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