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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는 9월30일 미디어로그를 통해 X3을 출시했다. |
화웨이가 한국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했다.
화웨이는 세계 통신장비시장의 2위 업체로 2010년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이어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3위로 도약했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스마트폰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달 29일 이베이코리아와 온라인몰 판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한국 스마트폰시장의 문을 열었다.
화웨이는 2007년 한국법인 설립한 뒤 통신네트워크와 엔터프라이즈사업 쪽으로만 규모를 키워오다 6년 만에 스마트폰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스마트폰시장은 중국업체에게 녹록치 않는 곳이다. 외국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노키아, HTC, 블랙베리도 한국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화웨이는 한국 스마트폰시장을 세계시장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세계시장에서 성공은 보증수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만큼 스마트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품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화웨이는 한국시장에서 성과를 보고 일본과 동남아시장으로 진출해 점차 시장을 넓혀가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샤오미와 레노버등 중국업체들은 화웨이의 성공을 보고 국내시장 진출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화웨이의 한국공략 무기는 무엇인가
한국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하는 화웨이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저렴한 가격이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통신사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살 때 이전보다 많은 금액을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산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국업체의 스마트폰이 이제 실속형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 환경이 조성됐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이미 지난 9월30일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 로그는 월 7만7천 원 LTE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X3에 최대 18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35만 원에 판매한다. 3만 원대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해도 15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은 37만 원에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다.
X3은 화웨이가 글로벌시장에 아너6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제품을 광대역 LTE-A 지원 등 한국시장에 맞게 변형한 제품이다.
화웨이의 또 다른 무기는 기술력이다.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설계할 정도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업체로 쌓은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고정 광대역과 이동 광대역 통합망 두 가지 부분에서 세계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더 잘 터지는 모바일기기를 만들 수 있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비해 최신 네트워크 기술을 지원할 수도 있다.
화웨이는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기술개발을 중시한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스마트폰을 내 놓을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다.
화웨이는 2분기 말부터 저가제품 위주의 판매전략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따라서 화웨이가 국내에 어떤 전략으로 라인업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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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 화웨이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으로 알려진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면 동남아시장 등 다른 나라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화웨이가 테스트 마켓인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먼저 중국업체 스마트폰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한다. 단통법의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화웨이 스마트폰은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국산 제품은 여전히 가짜제품, 질이 떨어지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화웨이가 이런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뛰어넘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통법 이후에도 저렴한 중국업체 스마트폰에게 국내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중국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불신이 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화웨이는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사양의 프리미엄폰을 위주로 국내시장을 장악했다.
화웨이가 국내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적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았던 기존의 프리미엄 제품들과 견줘 손색없는 스마트폰을 더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화웨이가 한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품는다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더욱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높은 사후서비스(AS)도 충족해야 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의 제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상품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손쉽게 사후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화웨이가 아무리 제품의 질로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AS가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화웨이도 이를 파악하고 서비스센터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화웨이가 정보를 중국에 빼돌린다는 혐의로 마찰을 겪고 있고, 샤오미 스마트폰도 고객정보를 빼낸다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며 “샤오미가 고객 서버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처럼 화웨이도 보안에 대한 의심을 풀어야만 한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