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해 달라고 한 목소리로 요청했다.

심성훈 행장은 케이뱅크의 주주간 계약서를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 행장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케이뱅크 주주간계약서가 은행법상 ‘동일인’과 관련된 규정이라는 금융당국의 해석이 나오면 주주간 계약서를 바꿀 의사가 있는가”라고 묻자 “그런 문제가 지적될 경우 주주간 계약서를 수정하겠다”고 대답했다.

박 의원은 케이뱅크의 주주간 계약서에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은행법상 ‘동일인’으로 케이뱅크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케이뱅크의 주주간 계약서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케이뱅크를 심사할 때 은행법상 동일인 여부를 분명히 확인했다”며 “주주간 계약서에서도 세 회사를 은행법상 동일인으로 볼만한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일반은행보다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크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뱅크의 7~8월 예대금리차는 2.5%포인트로 전체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며 “또 중신용 대출신청자 가운데 절반 이상을 거절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중신용 대출신청자의 79%에게 대출을 거부했다. 카카오뱅크는 신청자 가운데 66%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심 행장은 “케이뱅크는 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뿐 신용대출 상품의 예대금리만 따져보면 시중은행보다 낮다”며 “특히 7월부터 일부 대출상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중금리대출을 중심으로 판매하다 보니 일시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아직 중신용자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며 “앞으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중신용자의 신용대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도 말했다.

심 행장과 윤 대표는 의원들에게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을 한 목소리로 요청했다.

심 행장은 “은산분리 원칙과 관련해 케이뱅크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 부분에 읍소를 드린다”며 “새 투자자를 모으는 방법도 있지만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효율적인 사업을 통해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은행법 개정은 국회의 권한이지만 기업을 맡고 있는 대표로서 은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되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처지해주길 바란다”며 “은산분리가 안된다고 해서 운영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혁신의 방향성이나 속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