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10-12 17: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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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개인인증 서비스를 10월에 시작한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분산해서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따라서 기존의 공인인증서를 활용한 인증서비스에 비해 보안수준이 높고 고객들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12일 “10월에 국내 증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개인인증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어떤 증권사가 참여하는지는 시범서비스가 시작될 때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12월 금융투자회사 25곳, 블록체인 기술회사 5곳과 손잡고 금융권에 블록체인 인증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애초 올해 7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었지만 시스템 개발이 길어지면서 10월로 미뤄졌다.
기존의 공인인증서와 비교해 블록체인 인증서비스의 장점은 특정기관 또는 서버의 의존도가 낮아져 보안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공동으로 도입하는 블록체인 인증서비스를 활용하면 고객의 개인정보가 각 회사의 네트워크에 덩어리(블록)로 나뉘어 저장된다. 고객이 금융거래를 위해 개인인증을 할 때 나뉘어져 있던 개인정보가 통합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해커들이 개인정보를 훔치려면 각 증권사 모두의 네트워크에 침입해 분산돼 있는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서버 한 곳에 개인정보가 보관되는 경우보다 보안성이 높다.
증권사들이 블록체인 인증서비스 정착에 성공해 공인인증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기존에 코스콤 등 공인인증서 인증기관에 지불해야 했던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의 편의성도 높아진다.
현재 널리 쓰이는 공인인증서 시스템에서는 고객이 금융사마다 일일이 공인인증서를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인증서비스를 활용하면 고객이 처음에 한 번만 인증정보를 등록해도 서비스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에 자동으로 정보가 나뉘어 저장된다. 별도의 등록절차가 필요 없는 만큼 더 편리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서비스에 참여하는 증권사의 계획에 따라 인증업무 외에도 금융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은행에도 블록체인 인증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다만 인증서비스를 비롯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거래가 금융권에 널리 확대되기 위해서는 시스템 관리의 책임이 명확하게 설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제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상 시스템 전반과 네트워크의 구성원 관리를 누가 주도적으로 할 것인지와 관련한 문제가 남아 있다”며 “책임소재가 분명한 현재의 중앙집중 시스템과는 달리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책임소재를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정부와 사전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