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헬로키티가 11월1일 탄생 40주년을 맞았다. <산리오 웹사이트> |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상품으로 출시된 캐릭터는 미키마우스가 아니다. 헬로키티다. 헬로키티 상품은 무려 5만 여 종으로 미키마우스(1만6천 종)보다 네 배나 많다.
무기, 약물, 담배를 제외한 모든 것이 헬로키티 상품으로 나왔다고 할 정도다. 이런 다양한 종류의 상품으로 헬로키티는 130여 개국에서 1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빌 게이츠가 헬로키티 판권을 사려고 6천억 엔을 제시했다는 사실도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현재 헬로키티의 자산가치는 2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본 산리오가 1974년 개발한 헬로키티는 지난 1일 40번째 생일을 맞았다. 헬로키티 생일은 초대 디자이너인 시미즈 유코의 생일을 딴 것이다.
산리오는 1일 헬로키티 40주년을 기념해 도쿄와 사이타마 등 여러 곳에서 40주년 기념 이벤트를 열었다. 도쿄의 한 호텔은 헬로키티로 꾸며진 12개의 헬로키티 룸을 선보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일본인 거리 리틀도쿄에서도 40주년 기념 헬로키티 팬 컨벤션이 열렸다. 4일 동안 2만5천명이 몰려들 정도로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반다이에서 40주년 기념 초합금 헬로키티를 발매하기도 했다.
헬로키티는 하얀색 고양이 의인화 캐릭터로 본명은 키티 화이트다. 지난 8월 한 행사에서 산리오 관계자가 헬로키티가 고양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리오 본사는 공식적으로 헬로키티는 고양이의 의인화 캐릭터이기 때문에 고양이도 사람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처음에 헬로키티는 이름이 없는 캐릭터였다. 이는 헬로키티가 책이나 만화 등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헬로키티는 따로 배경스토리를 갖고 있지 않다. 상업적 목적으로 캐릭터 디자인이 먼저 만들어졌고 이후에 이름이 지어졌다. 영국 런던 출생이라는 것과 피아노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설정들은 이후에 덧붙여진 것이다.
|
|
|
▲ 쓰지 신타로 산리오 회장 |
헬로키티를 만든 쓰지 신타로 산리오 회장은 스누피 라이센스를 받아 일본에 스누피 관련 상품을 공급했다. 그러나 캐릭터 사용료가 점점 오르자 캐릭터를 만들기로 했다.
강아지는 스누피, 곰은 푸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쓰지 회장은 고양이를 선택했다.
쓰지 회장은 사람들이 감정을 투영하려면 표정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웃는 것처럼 보이고 기분이 나쁠 때는 화내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표정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눈을 동그랗게 하고 입은 생략했다.
이후에도 헬로키티는 입을 생략하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졌다. 웃는 눈이나 윙크하는 눈의 키티는 더러 나왔지만 입을 그린 헬로키티는 없었다. 헬로키티 애니메이션에서 말을 해야하기 때문에 입이 그려졌는데, 이것이 낯설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쓰지 회장은 헬로키티에 배경스토리를 부여하지 않았다. 쓰지 회장은 “고객들이 각각 키티에 이야기와 성격을 담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쓰지 회장은 2005년 헬로키티사업을 확대해 라이선스를 다른 회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품의 다양성과 아이디어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뒤 헬로키티 상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산리오 매출의 70%가 해외 라이센스 비용을 차지할 정도로 헬로키티사업은 세계로 뻗어나갔다. 현재 산리오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기업은 800여 곳에 이른다.
헬로키티 상품만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종류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헬로키티 상품에 열광하는 마니아들도 점점 많아졌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패리스 힐튼 등이 ‘키티라’라고 불리는 헬로키티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