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의 신용전망 등급이 상향조정됐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10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9월29일 농협은행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놓고 신용전망등급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상향조정했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농협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올해 들어 개선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 위험노출액과 관련한 리스크가 다소 줄었다”며 “자본적정성도 우수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해 조건부자본증권의 신용전망 등급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조건부자본증권은 특정한 요건이 일어날 경우 자동으로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되는 증권을 말하며 바젤III 기준에 따라 기타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과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로 나뉜다.
조건부자본증권은 채권의 성격을 띠면서도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자본확충의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농협은행은 2014년 12월 5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등급전망 상향조정 덕분에 사업자금을 더욱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라봤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 순손실 3290억 원을 냈다. 1조 원이 넘는 충당금을 한번에 쌓는 ‘빅배스’를 단행한 영향이 컸다.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기업대출의 비중이 높은데 2013년 이후 조선해운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부실채권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부실채권을 털어내기 위해 빅배스를 실시했다.
농협은행은 연체채권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영업비용을 줄이는 등 꾸준한 경영정상화 노력 끝에 지난해 하반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순이익 3600억 원을 거뒀다.
특히 경영정상화의 장애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대우조선해양 여신의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8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위험노출액 8674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비해 39.8% 감소했다.
홍 연구원은 “올해 6월 대우조선해양의 기존채무와 관련해 재조정 및 신규자금지원을 놓고 채권단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유동성 위험이 상당부분 완화됐고 농협은행의 중단기 손실위험이 다소 줄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른 은행보다 낮은 점은 과제로 남았다.
홍 연구원은 “부실에 대비한 완충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충당금 대비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이 농협은행의 경우 6월 말 기준 63.9%였다”며 “시중은행 평균인 90.3%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