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고객의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자산관리상품을 내놓으며 마케팅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본격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자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신규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 (왼쪽부터)우리은행-엠서클의 업무협약식 모습과 KB국민은행-티몬의 업무협약식 모습.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공무원이나 의사, 연예인, 스포츠 선수 등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전용 대출상품 및 자산관리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연예인과 스포츠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연예인 및 스포츠 선수를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서울 강남스타PB(프라비잇뱅킹)센터에 전용 상담공간인 셀럽룸(Celeb Room)을 열었다.
KEB하나은행도 6월 스포츠 스타의 자산관리를 맡을 PB전담팀을 만들어 고액연봉을 받는 스포츠선수의 자산관리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료 관련인 전용상품인 ‘우리메디클럽 신용대출’을 판매하고 있으며 헬스케어업체인 엠서클과 손잡고 온·오프라인에서 의사와 약사에게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이 특정 직업군을 겨냥해 금융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공무원과 스포츠 스타, 의료인 등 직업군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얻기 때문에 부실율이 낮은 데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비율이 높은 만큼 새 수익원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유통사들과 손잡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패턴을 파악한 맞춤형 상품을 공동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최근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시장을 겨냥한 예·적금상품을 내놓았고 KB국민은행은 온라인쇼핑업체인 티몬과 협력해 ‘KB티몬적금’을, KEB하나은행은 인터파크와 손잡고 ‘인터파크 쇼핑적금’을 출시했다.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일정금액을 사용하면 일부를 유통사의 포인트 등을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은행과 유통업체가 둘 다 고객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예금이자 이상의 혜택을 줘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비슷한 고객군을 대상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차별화하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정고객층의 자산관리 성향 등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채 당장 눈앞의 고객뺏기 경쟁만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맞춤형 상품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품들도 대부분 우대금리 또는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에 그치고 있을 뿐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관리시장은 최근 시중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사 등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이라며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시중은행들은 더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