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기술력과 양산시기,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로 얻을 효과 등을 놓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주가상승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SK하이닉스의 실적성장과 주가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장기호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노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8만3천 원에서 10만5천 원으로 올렸다.
22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한때 8만4300원까지 오르며 3일 연속으로 역대 최고주가를 보였다.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SK하이닉스의 하반기와 내년 실적전망치를 높여잡으며 목표주가도 10만 원 이상으로 올려 내놓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놓고 현대자동차와 경쟁구도를 보였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현대차의 2배에 가까운 60조 원까지 높아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90%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와 달리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사업의 가치도 SK하이닉스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에서 지난해는 소폭 적자를 봤지만 올해는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에 가깝게 늘리고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에서 낸드플래시사업의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23%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낸드플래시업황의 호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D램과 비교할 때 성장잠재력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사업의 전망을 놓고 불안한 시선도 잇따른다. 아직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공정기술인 3D낸드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3D낸드의 생산비중 확대에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기
력이 삼성전자 등 상위업체에 비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세계 최초로 72단 3D낸드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에서 앞서있지만 실제 양산과정에서 생산수율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 SK하이닉스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72단 3D낸드 제품. |
최근 가파른 주가상승에 낸드플래시의 성장기대도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하반기에 3D낸드의 생산확대에 예상치를 밑도는 성과를 낼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당장 SK하이닉스가 하반기부터 72단 3D낸드의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흐름의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가상승에 남은 변수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라며 “올해 안에 72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을 막던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파악했다.
SK하이닉스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조건도 주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3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실제 성과로 이어낼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해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높일 가능성이 열렸지만 도시바와 일본정부가 기술협력을 견제할 가능성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