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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HTC 인수로 하드웨어 경쟁력 키워 삼성전자와 '맞대결'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9-22 14: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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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대만 HTC를 인수한 목적은 삼성전자를 겨냥해 스마트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 등 다른 사업영역까지 진출확대를 노려 하드웨어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반대로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화해 구글의 플랫폼에서 독립을 추진해 앞으로 구글고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HTC 인수로 하드웨어 경쟁력 키워 삼성전자와 '맞대결'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워싱턴포스트는 22일 “구글의 소프트웨어와 HTC의 하드웨어기술이 시너지를 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양강구도를 깨뜨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약 1조2500억 원을 들여 HTC의 스마트폰사업 일부를 인수하고 기술인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자체 스마트폰 개발과 제조역량을 높여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투자규모를 볼 때 구글이 직접 스마트폰사업을 키우기보다 이를 통해 HTC와 전방위적인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파악했다.

구글이 이미 과거 모토로라를 인수해 스마트폰사업에 진출하려다 실패를 겪은 적이 있고 HTC의 여러 기술특허에 구글이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인수계약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구글의 자체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는 단기적 목표에 불과하다”며 “HTC 인수는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기기 등에서 모두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HTC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줄었지만 가상현실기기시장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제조사 특성상 다양한 부품업체와 협력해 안정적인 공급망도 확보하고 있다.

구글이 그동안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 등 여러 신사업에서 공통된 약점으로 꼽히던 하드웨어 경쟁력을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최근 자체 인공지능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는 등 자체 생태계를 넓혀가자 구글이 HTC 인수로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최대 스마트폰업체지만 자체 서비스와 웨어러블기기,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분야에는 대부분 자체개발한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스마트폰시장에서 자리잡도록 하는 데 삼성전자의 큰 도움을 받았지만 삼성전자가 독립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보이며 불안한 입장에 놓인 셈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향후 전장부품과 사물인터넷, 스마트폰과 가전 등 다양한 기기를 연동하는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기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을 삼성전자에 빼앗길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HTC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역량에 맞서기 위해 LG전자와 다양한 사업분야의 협업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구글은 안드로이드 영역확대의 중추적 역할을 하던 삼성전자를 생태계 경쟁자로 맞았다”며 “스마트폰과 전장부품 등에서 역량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LG전자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가전 등에 모두 구글의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도 구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면 약점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구글, HTC 인수로 하드웨어 경쟁력 키워 삼성전자와 '맞대결'
▲ 구글이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내놓는 다양한 하드웨어 라인업.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결별하기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구글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0월 미국에서 개발자회의를 열고 자체 인공지능서비스 ‘빅스비’ 연동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자들에 배포하고 적극적인 기술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 하만과 삼성전자가 협력해 개발하는 인공지능스피커 또는 하만의 자동차 전장부품에 빅스비를 적용하는 협업계획도 구체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10월 초 하드웨어 공개행사를 열고 스마트폰과 가상현실기기, 인공지능스피커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각각 약점으로 꼽히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서 약점을 보완해 경쟁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구글이 이전에 모토로라를 인수했던 것도 삼성전자가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하며 독립을 시도하던 시기와 일치한다”며 “구글의 적극적인 하드웨어 강화전략은 결국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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