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흡수합병 한 뒤 처음 내놓은 실적이 신통치 않다.
박상진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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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진 삼성SDI 사장 |
삼성SDI는 보유하고 있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일부를 매각해 2천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보한 뒤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918억 원과 영업이익 262억 원을 올렸다고 30일 밝혔다.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예상치였던 400억 원대를 크게 밑돌았다. 당기순이익은 PDP TV사업 중단을 반영한 탓에 129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SDI는 지난 7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하기 이전인 지난해 3분기와 실적비교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합병하기 전인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5.8%가 줄어들었다. 삼성SDI는 2분기에 비해 매출은 42억 원, 영업이익은 221억 원 감소했다.
에너지솔루션사업 매출은 794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2%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86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제일모직 소재부문은 매출 1조969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에너지솔루션사업의 적자는 제일모직의 소재부문이 메운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의 소재부문 영업이익률은 합병 전 7.5%였다. 그러나 합병 이후 삼성SDI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1.4%를 기록해 사실상 제일모직의 소재부문이 삼성SDI의 부진을 상쇄해주고 있는 셈이다.
삼성SD는 “실적부진은 IT시장의 수요둔화 때문”이라며 “선진국시장에서 태블릿과 스마트폰용 수요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솔루션사업 가운데 중대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사업은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적자상태였다.
삼성SDI는 4분기에 각 사업별로 수요가 늘어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도 최근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다음해 상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 소형전지사업은 선진국시장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했지만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신제품이 출시되면 소형전지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전지사업은 지난 3분기에 BMW 등을 비롯해 유럽 완성차업체들에 대한 수주를 늘렸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도 상업용 수주를 통해 국내외에서 에너지저장장치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케미칼사업은 4분기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중국 모바일시장 등 신규시장을 확대하고 차별화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보유하고 있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8% 가운데 4% 정도를 제일모직 상장 때 팔기로 했다. 삼성SDI가 이를 통해 확보하게 될 현금은 25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이 돈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제일모직은 오는 12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