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왼쪽)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물러나면서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유승민 의원이 구원등판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누가 차기 당권을 쥐게 되느냐에 따라 바른정당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김 고문은 자유한국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된 바른정당만의 길을 가겠다는 쪽이다.
7일 이혜훈 대표가 사퇴하면서 바른정당은 당 대표 부재를 어떻게 메울지 고심하고 있다.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의견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방식이 되든 김무성 고문이나 유승민 의원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두사람은 바른정당 창당의 주역으로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인 만큼 당의 위기 상황에 구원등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 고문은 당권에 뜻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이 “당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고문은 “나는 안한다고 했다”며 “(당의) 뒤에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위기에 김 고문 같은 원로가 나서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유 의원은 등판론을 두고 “그 점은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당의 총의를 모아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당내 의견이 모아지면 당 사령탑에 오를 의사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권의 향배에 따라 당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공산이 크다.
김 고문은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을 그리고 있다. 김 고문은 최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책연대 모임 ‘열린토론, 미래’를 만들어 주 1회 주기적으로 만나며 양당 통합의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두 당은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와 뿌리가 같다.
그는 첫 만남 뒤 “(야권의 정책연대와 당통합 등과 관련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런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개혁보수 노선을 주장하며 자유한국당이 중심이 된 통합 움직임에 반대한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자유한국당과는 차별화된 보수노선을 걷겠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그가 당권을 쥐게 되더라도 당내 자유한국당과 통합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을 달래 바른정당만의 노선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통합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탈당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