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7-09-05 19: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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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핀크(Finnq)를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기 위한 마중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인데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만든 생활금융플랫폼 형태로 출범했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가능성이 높게 떠오르고 있다.
김 회장은 4일 핀크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인터넷전문은행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으며 금융당국이 정책방향을 정하면 관심있게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경우 핀크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자산관리사업이 차별화된 요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민응준 핀크 대표는 핀크에 머니트레이너라는 별명을 붙인 만큼 핀크의 정체성을 확실히 했다. 헬스트레이너가 고객의 건강을 책임지듯이 핀크가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핀크의 인공지능(AI) 엔진은 고객의 동의 아래 고객의 모든 카드 지출내역과 계좌내역을 수집해 분석한다. 아직은 KEB하나은행의 적금상품 하나만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더 많은 상품들을 더해 고객에게 맞는 금융상품들을 추천하는 기능도 추가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1,2호인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금융서비스들이 사실상 기존 시중은행의 것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크가 스스로를 데이터사업자로 정의하며 인공지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부분”이라며 “고객의 신용등급이나 고객의 수요 등이 자연스레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서비스가 해외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입지를 다지는데 주요 수단이 된 사례들도 눈에 띈다.
일본 SBI스미신넷인터넷은행은 은행계좌와 증권계좌를 결합한 SBI하이브리드 계좌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의 물꼬를 튼 계기로 1등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도약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은행인 찰스슈워브뱅크 역시 빅데이터로 개인투자성향을 고려해 자동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서비스에 강점이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핀크를 통해서 SK텔레콤과 우호적인 관계를 다지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할 때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핀크가 고객의 소비지출 및 저축 정보에 깊숙이 들어가 생활패턴을 분석하는 데에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관련 ICT기술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1차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컨소시엄을 꾸려 참가한 이력도 있는 만큼 업계는 SK텔레콤이 핀크를 기반으로 하나금융과 함께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민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시작했다면 고객 동의를 얻어 계좌 정보를 끌어오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의사결정하는 부분이고 핀크 내부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