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이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부 장관 초청 무역업계 간담회에서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놓고 여러 대응책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폐기론을 꺼내드는 등 압박하는 데 대한 우려가 퍼지는 점을 고려해 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백운규 장관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업계와 간담회를 한 뒤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다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카드를 들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응할 예정으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4일 자동차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한미FTA 폐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우려가 커졌는데 이를 의식해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역시 한미FTA와 관련해 “협상이란 건 상대방이 있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나 업계가 최선을 다해 논의해나갈 테니 좀 더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백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수출이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3년 만에 다시 무역 1조 달러 시대로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수출이 소득증대와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적극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수출기업의 국내투자를 늘려 고용확대와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키기로 했다. 유턴투자, 지방이전투자 등 각종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대중소기업이 균형을 이루는 수출생태계를 조성한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을 2016년 37.6%에서 2022년까지 40% 이상으로 늘리려고 한다. 5년간 2만5천 개의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수출산업을 고도화하고 수출시장 다변화도 추진한다.
김인호 회장은 “글로벌 스타트업 100대 기업 중 57개 기업은 국내 규제에 가로막혀 한국에서 사업을 펼치지 못하겠다고 한다”며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정부의 수출기업 국내투자 확대 방침에 공감한다"면서도 “국내투자 환경을 해외보다 좋게 만들어주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산업부는 백 장관을 비롯해 김영삼 무역투자실장, 박진규 무역정책관, 노건기 무역정책과장이 참석했다. 무역협회는 김 회장과 김정관 부회장을 비롯해 한준호 삼천리 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등 회장단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