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화제약이 드림파마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유상증자 규모가 시가총액의 두 배나 되는 바람에 주가는 하락했다. 근화제약 대주주인 알보젠이 인수합병 위험을 근화제약에만 떠넘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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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근화제약 대표이사 |
근화제약은 27일 드림파마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보통주 970만 주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가격은 1만3850 원으로 유상증자 규모는 1345억4500만 원이다.
근화제약 시가총액은 27일 기준으로 680억 원이다. 근화제약은 지난해 708억 원의 매출과 4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근화제약 유상증자 규모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지자 근화제약 주가는 27일 장중 한때 거래제한폭까지 크게 떨어져 하한선 주변에서 거래됐다.
근화제약은 지난 8월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드림파마 인수를 결정했다.
근화제약은 드림파마와 주력제품군이 겹치지 않아 인수합병 뒤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로버트 웨스만 알보젠 회장은 “양사의 다양한 제품군과 우수한 생산능력 그리고 강화된 제품 파이프라인으로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보젠은 2012년 근화제약을 인수해 지분 67.0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근화제약의 드림파마 인수대금은 1945억2242만 원이다. 근화제약은 인수대금으로 보유현금 400억 원, 유상증자 700억~900억 원, 은행권 차입 700억~900억 원을 동원해 마련할 예정이었다.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로 은행권 차입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드림파마 인수과정에서 알보젠이 근화제약에 위험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보젠이 드림파마 인수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근화제약의 현금성자산 덕분이라는 것이다. 또 차입금도 근화제약이 떠맡게 되면서 근화제약이 인수대금의 3분의2 이상을 부담하게 됐다.
이런 논란이 일자 알보젠이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늘리고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화제약이 드림파마 인수 뒤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나와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