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진 BC카드 사장이 동남아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드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결제시스템시장을 선점해 수익을 방어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
|
|
▲ 채종진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 사장은 최근 동남아시아의 결제망 사업자들과 협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채 사장은 8월 인도의 유일한 지불결제기관인 NPCI와 업무협력 협약을 맺은 데 이어 베트남의 결제중개망 사업자인 NAPAS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만디리 은행과 설립한 합작법인인 ‘미뜨라 뜨란작시 인도네시아(MTI)’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신용카드 가맹점의 거래승인과 정산업무도 시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BC카드는 금융사들의 결제과정과 가맹점 마케팅업무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결제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국내 카드시장의 포화로 신한카드를 비롯한 카드회사들이 속속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데 BC카드는 카드 관련 인프라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결제시스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섰다.
채 사장이 동남아 진출에 공들이는 까닭은 국내에서 실적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BC카드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는 중국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은련)의 국내결제를 대행한다. 중국 관광객이 유니온페이의 카드로 국내에서 결제를 할 때 BC카드는 결제망을 제공하고 유니온페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따라서 중국 관광객의 감소로 카드결제액이 줄어들면 BC카드가 유니온페이로부터 받는 수수료수익도 쪼그라든다.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드보복으로 BC카드가 받은 영향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해 1분기의 경우 메르스사태 때 영업이익이 60억 원가량 줄었을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C카드는 올해 1분기에 순이익 318억6600만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5% 줄었다.
8월부터 시행되는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 간편결제 시스템의 확산 등으로 카드업계 전반에 부진이 예상되는 점도 BC카드의 수익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채 사장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카드사용 증가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결제수단에서 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는 높지 않다. 카드결제에 필요한 전산망이 부실하고 금융보안이 취약해 국민들이 현금결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빠른 경제성장률과 인프라 보급에 힘입어 카드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의 경우 2010~2015년 카드발급률이 연평균 23.1%씩 상승했다. 정부가 직접 카드발급을 늘리기 위해 단말기(POS)보급 등의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BC카드는 결제시스템 수출로 수익확대를 노릴 수 있다.
채 사장은 3월 취임사에서 “BC카드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해외사업을 추진하며 인정받았던 글로벌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