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동부제철에 발목이 잡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하나은행이 채권단으로 참여한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개시하면서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실적도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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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에 당기순이익 2944억 원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2분기보다 29.5% 줄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7.7% 감소했다. 다만 3분기 누적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9049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에 일회성 충당금 865억 원을 쌓은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기준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880억 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10.4%나 증가했다. 특히 동부제철 자율협약 때문에 쌓은 44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이 영향을 크게 줬다.
환율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 외환매매이익 부분에서 565억 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환율상승 및 동부제철 자율협약 개시 때문에 충당금을 쌓은 것이 3분기 실적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자이익은 올해 3분기 1조1817억 원으로 지난 분기의 1조1807억 원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3분기 누적기준 3조50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났다.
하나금융은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상반기에 자산이 10조 원 정도 증가해 이자이익이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및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합한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은 지난 2분기와 같은 1.93%였다. 순이자마진은 금융기관의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동부제철 자율협약 개시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대규모로 쌓으면서 하나금융 실적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 총자산 315조 원 가운데 55%를 차지한다.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줄어든 2027억 원이다. 3분기 누적 기준 760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은 지난 2분기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1.49%다. 은행 재무구조 건전성지표인 총 연체율은 2분기보다 0.14%포인트 올라 0.65%를 기록했다.
외환은행도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315억 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47.17% 급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6.9%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4510억 원을 내 지난해 3분기보다 20.1% 증가했다.
외환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도 지난 2분기보다 0.14%포인트 낮은 1.9%로 떨어졌다. 총 연체율은 0.52%로 2분기보다 0.04%포인트 증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카드가 지난달 1일 외환은행에서 분사하면서 순이자마진이 하락했다‘며 ”외환카드를 포함할 경우 지난 2분기보다 0.02%포인트 오른 2.05%“라고 해명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에 실적개선의 기대를 걸고 있다.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하면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3700억 원 규모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700억 원은 통합에 따른 일회성비용 2500억 원을 차감한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는 이미 금융감독원에 통합신청을 완료해 올해 안에 통합법인이 출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