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통합 KEB하나은행 출범 2주년을 앞두고 노조와 갈등을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KEB하나은행의 통합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진정한 ‘원뱅크’로 도약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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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노조는 함 행장과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 및 진정 등을 취하했다.
노조는 5월 초 사측을 임금체불로 고발한 데 이어 사측이 지난해 치러진 통합 노조위원장 선거과정에 부당개입했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사측을 고소했다.
그런데 사측이 지급하지 않았던 보로금을 지급하고 노조 전임자를 발령한 뒤 금융당국의 중재로 7월 말 노사합의가 이뤄지면서 노사갈등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함 행장도 직접 갈등국면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노조 끌어안기에 힘쓰고 있다.
함 행장은 은행 내부 게시판을 통해 “노사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이 생긴 것에 은행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관련사항과 관련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노사합의를 계기로 경영진도 노사 간 신뢰를 해치는 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내부관리에 신경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조는 함 행장의 약속을 믿고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임금과 직급을 통일하기 위한 인사제도 통합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통합 인사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산통합과 통합노조 출범을 성사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 인사·복지·임금체계를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함 행장은 이른 시일 안에 KEB하나은행의 승진인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승진인사가 실시되면 지난해 7월 이후 1년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노조가 올해 초 정기인사에서 승진인사 계획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한 내용을 받아들인 셈이다.
함 행장은 그동안 통합 인사시스템이 없다는 이유로 승진인사를 미뤄왔는데 9월1일 통합 KEB하나은행 출범 기념일을 앞두고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직 통합 인사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직급체계에 따라 각각 승진인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 불거진 노사갈등을 겪으면서도 전산통합에 따른 비용절감효과에 힘입어 상반기에 호실적을 거둔 만큼 통합 인사시스템을 갖추면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올해 안에 통합 인사시스템이 갖춰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노사는 4월 2016년 임금단체협약을 맺으며 인사∙임금∙복지제도 통합방안을 3분기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상반기에 1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두며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함 행장은 올해 안에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하고 시너지효과를 더욱 확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