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시장을 겨냥해 전기차 부품 등 자동차 전장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LG전자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유리한 데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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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 |
23일 LG전자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285억 원 규모의 신규 전기차 부품공장 설립이 마무리되면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시작으로 모터 등 전기차용 주요부품 생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B2B(기업간거래)사업을 목적으로 두고 해외공장 설립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가 2019년 말 완공하는 미국 세탁기공장에 2825억 원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이번 투자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B2B사업인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향후 성과에 따라 전기차용 부품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고객사를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대표적인 미국 완성차업체 GM을 주요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이번 공장 설립으로 GM 전기차용 부품수요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LG전자 인천 청라캠퍼스에서 전기차용 부품을 생산해 GM에 공급했지만 공장설립으로 미국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GM 역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자동차공장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GM의 순수전기차 ‘쉐보레 볼트EV’에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공장 구축으로 미시간 주정부로부터 자금 및 채용지원 등 정책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높아지고 있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피해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 부품을 생산해 해외에 조달하면 자칫 '관세폭탄'을 맞을 수 있지만 현지에서 생산하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M에 전기차용 부품을 공급해 기술력을 입증한 데다 LG화학 등 계열사들이 이미 포드, 크라이슬러 등 주요 미국 완성차업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디트로이트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전통적인 미국 완성차업체들의 본사가 밀집돼 있는 곳이다. 이 업체들은 최근 전기차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기차용 부품공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2020년까지 소형 SUV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모두 7종의 친환경차를 내놓기로 했다. GM도 전기차 볼트를 필두로 2025년 전기차 5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아뒀다.
미국 전기차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LG전자가 미국에 주목하는 이유다.
미국 전기차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65.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순수전기차 10만4178대를 판매해 중국,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높은데 시장규모로 보면 중국이 가장 큰 편”이라면서도 “중국 전기차시장은 저가 위주에 진입장벽도 높아 미국이 적합한 선택안”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