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기차 부품사업에서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외형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업에 진출을 노리는 대부분의 글로벌 전자기업과 차별화된 사업구조뿐 아니라 오랜 연구개발 경험이 LG전자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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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
폭스뉴스는 23일 “LG전자가 미국 신규공장을 통해 자동차기업에 공급하는 부품의 종류를 순차적으로 늘려갈 계획을 내놓았다”며 “성장부진을 탈출할 새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LG전자는 내년 초 완공을 앞둔 미국 전기차 부품공장에서 가장 먼저 생산할 부품을 전기차 배터리팩으로 점찍었다. 계열사인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기술력을 등에 업고 나서는 셈이다.
이후 미국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부품 종류는 모터와 인버터, 각종 제어장치 등으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계획됐다. 전기차의 동력생산 등 구동에 사용되는 핵심부품을 대부분 책임지는 셈이다.
LG전자는 약 10년 전부터 자동차부품을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기술개발을 이어온 성과로 글로벌 전자업체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부품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춰냈다.
또 컴프레서 등 냉각장치, 모터 등에는 기존에 LG전자의 강점으로 꼽히던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사업에 활용됐던 기술도 적용돼 이미 경쟁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용 통신장치(텔레매틱스)와 인포테인먼트, 영상음향기기에 이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비교적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부품에도 LG전자는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글로벌 텔레매틱스시장에서 30% 안팎의 점유율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받으며 자율주행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전자업체들의 자동차 부품사업 진출은 가장 중요한 화제로 꼽힌다.
인텔과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기업들이 자율주행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며 시장선점에 주력하고 있어 기존 완성차기업보다 훨씬 발전에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대형 전자기업들은 스마트폰시장의 지배력을 자동차분야까지 확대하기 위해 인포테인먼트 관련 사업분야에서 진출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약 11조 원을 들인 미국 하만 인수로 단숨에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차량용 음향기기분야 상위업체로 자리잡으며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체가 진출을 노리는 분야는 인포테인먼트와 관련된 첨단기술에만 집중돼있을 뿐 실제 전기차의 구동을 책임지는 종류의 전장부품에 주목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LG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이외에도 모터와 인버터 등 핵심 전장부품을 동시에 고객사에 공급하는 차별화된 사업구조를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한 셈이다.
LG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과 LG하우시스 등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들과 체계적인 협업체제가 구축돼 있는 점도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LG그룹 계열사들이 힘을 합친다면 완전한 자동차 한 대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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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개발해 공급하는 모터와 인버터 등 전기차 구동부품. |
LG전자가 완성차기업에 공급하는 부품의 종류가 많은 만큼 경쟁사보다 외형성장 속도가 빨라 자동차부품이 실적에 의미있게 기여하는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LG전자의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51.3%, 올해 상반기 42.7%의 가파른 매출성장을 보였다. 전기차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성장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장부품의 매출비중은 아직 작지만 중장기적으로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쟁사들의 사업진출계획은 아직 구체화돼있지 않아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기존 협력사와 관계유지를 대체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LG전자가 시장선점에 성공한다면 지속성장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주요 전기차부품 경쟁자들이 보쉬와 콘티넨탈, 델파이 등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분야에서도 막강한 지배력을 갖췄던 기업들인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부품은 대부분 고객사 주문에 맞춰 개발됐지만 전기차부품은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개발단계부터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며 “GM과 같은 전략적 협력모델을 확대하면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