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업체에 공급하는 모바일D램의 가격협상에 주도권을 잡아 하반기에 반도체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D램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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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삼성전자가 중화권 스마트폰업체 등 일부 고객사에 4분기부터 모바일D램 공급가격을 최대 20%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D램 가격상승에 부담을 안아 생산량을 줄이며 D램 탑재량도 거의 늘리지 않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모바일D램업황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에 모바일D램의 가격하락과 공급감소로 반도체사업에 일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오히려 공급가격을 더 높이는 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모바일D램의 수요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인상계획”이라며 “마이크론의 공급량이 줄어들며 일시적 공급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의 D램 경쟁업체인데 최근 반도체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가동을 일시중단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D램에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점유율을 차지해 고객사들과 가격협상에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모바일D램 시장점유율은 60% 이상으로 추정된다.
송 연구원은 “모바일D램 고객사들은 삼성전자의 가격인상을 받아들이는 것밖에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내년 1분기 공급가격 협상에도 삼성전자가 유리한 입장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D램 가운데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모바일D램의 단가인상효과로 하반기에 반도체 수익성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가격부담을 안은 일부 고객사들의 모바일D램 수요를 빼앗아오거나 삼성전자를 뒤따라 공급가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가격인상으로 D램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 수도 있다”며 “반도체 업황호조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