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미래에셋캐피탈의 본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며 자산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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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동안 사실상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지주사 역할만 해왔는데 캐피탈사로서 영업활동에는 소극적이란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
미래에셋캐피탈은 1997년 설립부터 신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신기술금융사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 사업규모는 매우 작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신기술자산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 가운데 2.95%에 불과하다.
박 회장은 최근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활용해 미래에셋캐피탈의 투자금융(IB)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의 투자금융(IB)인력을 대거 미래에셋캐피탈로 보냈는데 미래에셋캐피탈이 여신을 통해 얻은 자금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투자금융부문을 신설하고 9일 부문 대표에 이구범 전 부동산114 대표이사를 보냈다. 이 대표는 옛 미래에셋증권에서 투자은행센터장과 투자금융사업부 대표를 지낸 이력이 있는 만큼 미래에셋캐피탈의 투자부문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7월 수입차 혼다(HONDA) 딜러사인 비전오토모티브와 손잡고 혼다 자동차 구매고객에게 할부·리스사업을 시작했다.
박 회장은 사업확장을 통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규모를 늘려 지주사 강제전환 요건을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금융지주사법은 특정 기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가 총 자산의 50%를 넘으면 지주사로 강제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각각 18.09%, 16.6%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3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규모는 3월 기준 1조8500억 원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미래에셋대우 지분과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공정가액으로 환산하면 1조3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연말 평가를 앞두고 단기차입금으로 급히 돈을 조달해 국공채를 일시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산규모를 늘려왔다.
이런 방식으로 지주사 경제전환 요건을 그때그때 피하는 것을 두고 편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사업확대와 함께 하반기에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자본과 자산이 함께 증가하게 돼 지주사 전환요건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캐피탈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은 부담”이라며 “문제가 되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가치 성장률이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 성장률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두고도 박 회장은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