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와 사모펀드인 IMM PE가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의 유력후보로 부상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공개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프라이빗딜)으로 방식을 바꿔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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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과 송인준 IMM PE 사장. |
현대중공업은 2월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을 결정하면서 지주사 전환 유예기간인 2년 안에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8월 중순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매각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한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케이프투자증권만 단독 입찰하는 등 흥행에 실패한 것과는 달리 현재 DGB금융지주와 IMM PE 등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하이투자증권의 손상차손 2828억 원을 반영해 장부가를 7362억 원에서 4534억 원으로 낮추면서 매각가격도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해 7천억 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하길 원했었지만 장부가가 낮아진 만큼 희망 매각가격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던 당시 시장이 예상한 적정 매각가가 5천억~6천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측이 원하는 가격과 시장가격이 얼추 비슷해진 셈이다.
SK증권 지분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데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도 대주주인 LS네트웍스가 적극적인 매각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실상 남은 중소형 증권사 매물이 하이투자증권 한 곳뿐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가 인수의향가격으로 4700억 원가량을 제시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증권사 매물을 살펴왔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은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두 곳뿐이다.
DG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대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웃돌고 있는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IMM PE는 2~3년 안에 초대형 종합금융투자(IB)사업을 펼치기 위해 덩치를 불리려는 증권사들에게 하이투자증권을 재매각해 차익을 얻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3월 기준 7천억 원이다.
IMM PE의 경우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MM PE는 우리은행 지분 6% 보유한 과점주주다.
우리은행이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하이투자증권에 지분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력적인 투자처인 경우 지분투자를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하이투자증권에 투자할지는 전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IMM PE 컨소시엄에 참여해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지 않는 한 DGB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후보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