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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저렴하게 내놓고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사업은 특성상 이용자를 초기에 많이 확보할 수록 시장을 장악할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SK텔레콤은 11일 각자 인공지능 스피커 신제품들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시장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네이버뮤직 무제한듣기 1년 정기권 결제자들을 대상으로 11일부터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웨이브는 네이버와 자회사 라인이 공동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첫 인공지능 스피커다.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아마존의 ‘에코’, 구글의 ‘구글홈’처럼 음성인식을 통해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전달과 쇼핑, 음악감상, 검색 등을 도와준다.
최근 일본에서 진행된 사전예약행사 당시 웨이브 가격은 약 1만 엔(10만 원)이었다. 네이버는 이후 웨이브의 정식출시를 앞두고 정가로 1만5천 엔을 책정했다.
네이버뮤직 무제한듣기 1년 정기권은 9만 원 가량이다. 네이버는 이번에 사실상 정가의 3분의 1수준인 5~6만 원에 웨이브를 팔겠다고 밝힌 셈이다.
네이버의 이런 정책을 놓고 SK텔레콤이 11일 출시하는 이동형 인공지능스피커 ‘누구 미니’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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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의 인공지능스피커 '웨이브'. |
SK텔레콤은 11일 출시하는 누구 미니를 3달 동안 4만9900원에 판매하겠다고 8일 밝혔다. 기존 거실용인공지능 스피커인 ‘누구’의 판매가격이 14만9천 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가격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이 가격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인공지능사업의 특성상 초기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수 록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은 사용자가 늘어나 음성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가 고도화된다. 쌓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른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자연스럽게 서비스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아마존은 2014년 인공지능 개인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스피커 ‘에코’를 선보이며 가정용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시장을 개척했는데 현재 미국에서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도 2016년 구글홈을 내놓았지만 점유율은 20%대 초반으로 아마존을 따라잡는 데 고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은 당장의 수익보다 시장점유율이 결국 경쟁력”이라며 “조만간 인공지능 스피커 제품을 내놓는 카카오도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