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의 위력, 페이스북을 넘본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기업광고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SNS보다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늘고 있다. 사용자 참여도도 높아 효과적 광고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12년 4월 10억 달러(당시 1조4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이 올린 매출은 단 한 푼도 없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서 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스타그램 광고사업을 조심스럽게 확대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기업광고를 늘리자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 광고로 오염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페이스북의 이런 전례는 인스타그램에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광고수익과 콘텐츠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다소 느린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광고수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올해 광고 매출은 최대 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미국 시장조사기관 엘투인텔리전스는 내다본다.

인스타그램이 대반전을 이뤄내고 있는 셈이다. 저커버그가 또 한번 페이스북의 신화를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광고같지 않은 광고’ 유치한다

페이스북은 지난 7월부터 인스타그램의 광고수익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페이스북은 당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인스타그램의 광고서비스를 올해 말부터 캐나다, 영국, 호주 등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또 “그동안의 광고서비스 결과는 긍정적이었는데 어떤 경우 광고효과가 업계 평균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10월부터 미국지역에 한정해 광고서비스를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광고주가 계정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광고주 계정을 팔로우하지 않은 미국 내 인스타그램 사용자에게 그 사진이나 동영상을 노출하는 형태였다.

페이스북 광고와 유사한 형태이긴 했지만 인스타그램은 광고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인스타그램 광고는 상단에 ‘sponsored’라는 표시가 붙긴 했지만 ‘광고스럽지’ 않았다. 광고주들은 일반사용자들이 올린 콘텐츠와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인스타그램 생태계에 녹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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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스'의 인스타그램 광고
인스타그램은 광고주를 늘리는 데도 조심스러웠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의 광고수익 확대에 대해 “너무 앞서가지 않으려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페이스북이 기업의 광고채널로 자리매김하면서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이 광고로 오염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스타그램의 광고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3월 세계 최대 광고마케팅 기업인 옴니콤과 계약을 맺으면서 인스타그램 사용자에게 양질의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도 올리게 됐다. 이 계약으로 인스타그램이 받은 돈은 1억 달러로 알려졌다.

옴니콤은 이 계약으로 인스타그램에 옴니콤 계열사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사용자에게 노출할 수 있게 됐는데 광고 콘텐츠는 ‘고화질로 아름답게 제작된 것’으로 제한됐다.

페이스북은 이 계약에 대해 “저커버그 CEO가 모바일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인스타그램은 이러한 파트너십 관계를 제한된 기업들과 장기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기업들은 왜 인스타그램에 몰려드나

인스타그램 가입자는 올해 3월 기준으로 2억 명을 넘어섰다. 2010년 10월 설립된 뒤 불과 3년6개월 만에 2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은 다른 SNS의 성장세를 뛰어넘는 것이다.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이 2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년, 트위터는 6년이었다.

인스타그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의 참여도도 다른 SNS보다 높아 기업의 유력 광고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가 지난 2월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반응도는 페이스북과 구글플러스의 15배, 트위터의 30배가 넘는다.

또다른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엘투씽크탱크가 이 반응도를 이용해 ‘적극적 사용자’를 계산한 결과 인스타그램 230만 명, 페이스북 120만 명, 구글플러스 30만 명, 트위터 10만 명 순이었다.

당시 인스타그램이 네개 SNS 가운데 실제 가입자가 가장 적었음에도 적극적 사용자가 가장 많게 나온 것은 기업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효과적 광고를 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당시 실제 가입자는 페이스북 11억9천만 명, 구글플러스 3억 명, 트위터 2억1800만 명, 인스타그램은 1억5천만 명이었다.

인스타그램 가입자가 늘어나고 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광고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들었다. 지난해 7월 세계 주요 명품 브랜드 249개 가운데 63%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월 그 비율이 93%로 늘었다고 엘투씽크탱크는 밝혔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7월 광고대상 지역을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넓힌 데 이어 지난 8월 기업광고 분석 도구인 애드인사이트를 발표했다. 애드인사이트를 통해 기업은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광고의 조회, 도달률, 빈도 등의 성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애드인사이트 외에도 어카운트인사이트, 애드스테이징 등의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광고효과를 높이고 있다.

어카운트인사이트는 기업계정을 팔로우한 일반 사용자들의 활동을 종합적 수치로 제공하고, 애드스테이징을 통해 광고주는 게재할 광고를 미리보기를 통해 확인하고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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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드스트롬'의 인스타그램 페이지(왼쪽)와 라이크투바이 페이지

◆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한 제품, 바로 사게 될까


인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 광고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수치로 제시해 광고주를 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광고수익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페이스북도 최근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결제기능이 탑재되면 그 다음 수순으로 인스타그램에도 결제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은 현재 결제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제품을 구매하려면 우회로를 거쳐야 한다.

미국 고급백화점 브랜드인 노드스트롬은 ‘라이크투바이’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속 제품을 사용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노드스트롬은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란에 회사의 라이크투바이 링크를 공개해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가 회사의 라이크투바이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하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 다시 이동하는 방식이다.

노드스트롬 외에도 유명 의류 및 유통 브랜드인 갭, 어반아웃피터스, 니만마커스 등이 라이크투바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좋아요’하거나 댓글을 달면 사진 속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와 제품정보를 사용자 메일로 보내주는 ‘라이크투노우잇’과 ‘솔드시에’ 등의 서비스도 현재 제공하고 있다.

인스트그램이 결제기능을 구축하고 전자상거래시장까지 뛰어들 경우 저커버그는 더 빨리 인스타그램에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