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자리를 걸고 실적을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0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한 대표는 대표이사 재선임 대상에 올랐다. 이번 임시주총은 10월 말 5명의 롯데하이마트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하이마트는 2012년 10월 롯데그룹으로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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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
임시주총에서 한 대표 선임안이 가결되면 2016년 정기주주총회 개최일까지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한병희 대표는 롯데그룹 출신이 아닌 옛 하이마트 출신이다. 하이마트 출신으로 유일하게 롯데하이마트의 등기이사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한 대표의 유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 대표가 1년6개월 가량의 시간을 더 얻게 되면서 사실상 유임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대표는 하이마트 창업기인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하이마트 초대 경영기획팀장을 맡았다. 그 뒤로도 판매사업부장 등을 지내는 등 하이마트에서 15년을 넘게 보냈다.
2012년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직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인수 후 혼란스러운 조직을 추스르면서 하이마트를 롯데그룹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특히 2년 동안 반토막난 수익성을 높이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830억 원, 영업이익 57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38.6% 감소했다. 신규매장을 계속 내면서 판매관리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그룹에 편입된 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신규매장 110여 개를 열었다. 올해 2분기에만 36개 매장을 출점했다. 예전 하이마트가 1년에 20개 안팎의 매장을 새로 열었던 데 비해 신규출점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이는 매장출점이 간편한 ‘숍인숍(Shop in Shop)’ 방식을 선택한 덕분이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를 인수한 뒤 롯데마트 가전매장에 하이마트를 입점하는 방식으로 하이마트 매장을 늘려왔다. 지난해와 올해 문을 연 110여 개의 신규매장 가운데 숍인숍이 90개가 넘는다.
한 대표는 롯데마트에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을 여는 작업을 총지휘했다. 하지만 숍인숍 매장확대는 매출보다 비용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숍인숍 매장은 불경기로 대형마트 구매율이 떨어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대형마트는 불경기와 강제휴무 등으로 갈수록 손님이 줄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그러면서 롯데마트에 입점한 하이마트도 손님 유인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손님 유인효과도 얻지 못한 채 롯데마트에 임대료만 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롯데마트 입점에 따른 임대료 및 인건비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7.6%에서 올해 상반기 3.2%대까지 하락해 반토막났다.
하지만 일부에서 롯데하이마트가 하반기에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숍인숍 매장의 경우 유통망이 안정되기만 하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숍인숍 전략의 효과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출점은 쉽지만 구경만 하고 가는 손님이 많기 때문에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