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실거래자 비중이 적은 데다 고객 응대업무에서 연일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3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수신액 6530억 원, 여신액 497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계좌개설 수는 151만9천 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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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
7월31일과 비교하면 3영업일 만에 수신액은 89.83%(3090억 원), 여신액은 53.86%(1740억 원) 늘었다.
수신액과 여신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예대율도 94%에서 76%로 빠르게 떨어졌다. 예대율이 높을수록 은행의 자본활용이 뛰어나다는 뜻이지만 예대율이 100%를 넘어갈 경우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예대율을 100% 이내로 규제하고 자기자본비율 1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카카오뱅크는 안정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지만 문제는 실거래자가 적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객 1인 당 수신액은 42만9888원, 여신액은 32만7188원이다. K뱅크의 경우 영업을 시작한 뒤 2주가 지난 4월18일 기준으로 고객 1인 당 수신액은 115만 원, 여신액은 65만 원이었다.
고객 가입자 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로 카카오뱅크를 통해 거래를 하는 고객 수는 적은 셈이다.
현재까지 마이너스대출 등 금리부담이 적은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대다수인 데다 고객들이 몰리면서 체크카드 발송도 지연되고 있어 결제성 자금수신도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크카드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바닥나 체크카드를 신청한 고객은 3~4주 뒤에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소비자 보호역량과 관련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대출신청이 밀리면서 애플리케이션에서 대출절차 과정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담인력도 부족해 고객들이 고객센터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고객 응대율은 10% 초중반대에서 머물고 있다. 고객 10명 가운데 1명만 조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상담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담업무에 80여 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제2 고객센터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의 보안성과 안정성부문에서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로 소비자보호를 맡는 전담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보안사고가 터졌을 경우 적절한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브랜드의 힘으로 초반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실제로 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을 늘려야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초반 부실한 고객응대가 고객의 신뢰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객불편 해소가 최대과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