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독일자동차회사 담합의혹을 놓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과징금 상향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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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 CEO. |
하종성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31일 공정의에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회사 5곳의 담합의혹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배출가스 조작사태(디젤 게이트)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이들은 담합으로 요소수 탱크 크기를 줄여 제조원가를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에 사용된다.
이들은 35리터 크기의 요소수 탱크를 제작할 수 있음에도 탱크 크기를 8리터로 제작하기로 담합했다. 이를 통해 제조원가를 약 80유로(10만5천 원) 줄이고 트렁크 공간을 넓혀 가솔린차에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요소수 탱크가 35리터인 경우 최대 3만㎞를 주행할 수 있지만 8리터인 차량은 6천㎞만 갈 수 있다. 소비자가 요소수 보충을 위해 서비스센터에 더 자주 들러야 하는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이들은 정상주행 상태에서 요소수 분사를 끄는 임의설정으로 배출가스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성 변호사는 “5개 자동차회사가 담합으로 요소수 탱크의 크기를 줄여 제조원가를 줄였음에도 국내에 들여온 디젤차의 가격을 가솔린차보다 500만~1천만 원 더 비싸게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이들이 국내에서 요소수 분사를 임의로 끄는 설정을 하고도 이를 감추고 사전인증을 받은 불법 차량을 고가에 판매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EU법에 따르면 담합이 인정될 경우 전체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 규모가 최대 6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MW는 공식성명을 통해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BMW는 23일 “제조업체들과 탱크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논의한 것”이라며 “최근 모델은 두 가지 배출가스 정화기술을 조합해 작은 탱크를 장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폭스바겐그룹과 다임러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독일자동차회사의 담합의혹을 제기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22일 뉴저지 연방법원에 독일자동차회사를 고발하는 소장이 제출된 데 이어 28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소장이 접수됐다. 미국 소비자들이 참여한 집단소송으로 확대될 조짐도 나타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