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증세의 명분을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야당과 증세 프레임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3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NS에 “세금폭탄이 아니라 영양제세금”이라며 증세안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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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추 대표는 “폭탄은 죽이자는 거지만 초대기업 초고소득자 명예과세는 민생을 살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법인세와 고소득자 세금인상을 주장하며 증세논의에 불을 붙인 장본인이다.
증세가 논란이 되자 추 대표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세금부과는 스스로 명예를 지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명예과세”라고 이름을 붙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8월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17년 세법 개정안을확정한다. 이에 증세와 관련한 공감대를 얻기 위해 정치권은 치열한 프레임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추 대표 외에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사랑과세’, ‘존경과세’라는 말을 사용했다. 반면 야당은 ‘세금폭탄’ ‘표적증세’ ‘징벌적증세’ 등의 발언으로 여론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에서 브랜드전문가로 손꼽히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최고부자들을 위한 세금의 새 브랜드”라며 ‘최부자세’를 제시했다. 최부자세는 최고부자의 줄임말이자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부자의 표상인 경주 최부자에서 따온 말이다.
손 의원은 “이 세금 내는 분께 명예를 드리고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정의 차원에서 접근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경주 최부자집은 300년, 12대에 걸쳐 만석지기를 이어 온 부자집이다. 최근 tvN의 인기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 최부자집 이야기가 나와 재조명됐다.
최부자집은 우리나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로 자주 꼽힌다. 최부자집은 가훈을 통해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고 나눔을 실천하도록 했는데 그것이 오랜 기간 부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최부자집의 가훈에는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 것’ “만석 이상 재산은 사회에 환원할 것‘ ’과객을 후하게 대접할 것‘ ’주변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전에도 정부에서 재계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때 최부자집의 사례를 거론한 적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흉년 때 부자들은 소작농 땅을 사들여 재산을 불렸지만 경주 최씨 가문은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라는 가훈을 지켜 존경받았다”고 말했다. 재벌 후계자가 제과제빵 등 소상공인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