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이 ‘S뱅크’와 ‘써니뱅크’ 등 모바일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모바일은행 앱인 S뱅크과 써니뱅크 등의 기능을 개편하고 통합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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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은행장. |
신한은행은 S뱅크와 써니뱅크, 스마트실명확인, 온라인S등기, S통장지갑, M폴리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각각의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가운데 주요 기능들을 추려 모바일 앱 하나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행장의 이런 지시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돌풍을 불러일으키는 점도 어느 정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그룹에 새로 만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7개의 랩(Lab)조직을 만들고 올해 안에 인터넷서비스와 모바일서비스를 재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위 행장은 ‘간단함’과 '카카오톡'을 앞세운 카카오뱅크 흥행돌풍에 자극받아 모바일채널 재정비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보다는 편리함이 고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이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모바일앱 분석회사인 앱애니가 미국에서 지난해 4분기에 월 이용자수(MAU) 기준으로 상위 10위인 금융앱의 평가와 리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가 모바일뱅킹에서 가장 원하는 기능은 ‘간편한 서비스’와 ‘단순성’으로 나타났다.
위 행장이 올해 초 취임한 뒤 금융업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뜻을 담은 ‘리디파인 신한(Redefine Shinhan)’을 새 슬로건을 제시하고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었던 만큼 카카오뱅크 출범을 계기로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위 행장은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출범했을 때 신한은행의 경쟁상대로 다른 시중은행이 아닌 정보통신기술기업을 꼽기도 했다.
위 행장은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신한은행의 경쟁자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모바일 앱의 기능을 재편하거나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인 ‘리브(Liiv)’를 전면개편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기존보다 빠르고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모바일 대출상품도 개편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결제, 교통, 선물 등 다양한 기능을 리브앱 하나로 모아 고객의 일상생활과 함께 하는 ‘모바일지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공인인증서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더(The) 간편뱅킹 서비스’를 내놓고 로그인없이도 계좌관리와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앱을 내놨던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계기로 주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서비스 재편에 더욱 힘쓰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