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추진하는 편의점사업 확대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이마트24 출점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꿨는데 가맹점주들을 끌어오기 위한 핵심정책으로 점주의 수익 최대화 등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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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하지만 GS리테일이 가맹점주 지원에 5년 동안 9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이마트24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대규모 점주 지원정책을 발표해 편의점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GS리테일이 26일 내놓은 ‘상생 지원방안’에 따르면 5년 동안 GS25 점주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돈만 4천억 원, 점주수익의 극대화 방안구축 등에 투자되는 간접 지원금액이 5천억 원 수준이다.
특히 GS리테일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의 비용상승을 분담하기 위해 최저수입 보장규모를 80% 인상한다. 최저수입 보장은 가맹점포의 수입이 일정한 기준금액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편의점의 점포당 수익을 해치는 고질적인 문제였던 근접출점도 자제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의 갑작스런 발표로 가장 당혹스러워진 것은 이마트24다.
이마트24는 최근 회사이름 교체와 함께 대대적 개혁방안을 밝혔는데 경쟁사들과 차별점으로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점주들과 수익을 최대한 공유하기 위해 점포상품 발주금액의 1%를 돌려주는 페이백 제도, 일정기간 본사가 먼저 직접 운영해 창업리스크를 줄이는 오픈 검증제도 등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GS리테일이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담한 투자를 결정하면서 이마트의 차별화전략도 빛이 바랬다는 말이 나온다.
GS리테일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 뒤 대응책을 밝힌 만큼 이런 수준의 지원이 다른 사업자들에게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GS리테일과 비슷한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업계 양대산맥의 하나인 BGF리테일 정도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350억 원으로 전년보다 88억 원 불어난 데다 새로운 출점전략에 3년 동안 3천억 원을 쏟아야 한다. 이 때문에 5년 동안 9천억 원 수준의 지원은 엄두를 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편의점사업에 정용진 부회장의 관심이 각별한 만큼 출점전략에 어떻게든 변화를 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는 최근 “급변하는 유통업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편의점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 역시 "이마트가 지금까지 고도성장했지만 앞으로 변화에 여러 요구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사례를 봤을 때 변화를 통해 다른 유통포맷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통채널이 편의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