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오프라인매장의 활로로 한 품목군을 놓고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 판매하는 '전문점'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23일 “현재 이마트의 전문점들은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라며 “정 부회장은 해외 각국의 전문점들을 방문해 영감을 얻으며 전문점의 안착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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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전문점은 소비자의 생활습관에 따라 애완동물이나 신규가전제품, 가성비 좋은 상품 등 특정 상품들만 따로 모아놓은 점포를 말한다. 이마트는 이마트타운과 스타필드 등 쇼핑 테마파크에 전문점을 넣었다.
이마트는 2010년 애완동물매장 몰리스펫샵을 시작으로 가전제품매장 일렉트로마트, 자체브랜드매장 노브랜드, 의류매장 데이즈, 장난감매장 토이킹덤, 신선식품매장 PK마켓 등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가장 최근에 생긴 전문점으로서 PK마켓의 안착에 힘을 쏟아왔다. 그는 지난해 9월 PK마켓을 열며 “스타필드하남에서 노력을 많이 한 곳이 PK마켓”이라며 “가장 걱정이 많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PK마켓은 재래시장 느낌의 식료품매장인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품목군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해외에서 먹었던 추억의 음식이나 이색 향신료 등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제품들로 가공식품의 20%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매장을 낼 때도 주요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고 때로 디자인을 제안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3월에도 ‘별 것 아닌데 별 것처럼 보이는’을 콘셉트로 잡고 유럽출장을 다녀왔다. 식품전문점 ‘이틀리’의 테이블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이런 테이블이 마트 한복판에 있으면 쇼핑이 더 재미있어질 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오프라인매장의 전략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면서 콘텐츠를 담당하는 전문점에 더욱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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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소개한 이틀리 내 테이블. |
이마트는 그동안 출점전략을 통한 규모의경제 효과를 노려왔다. 하지만 온라인몰의 급격한 성장 등 변화된 쇼핑환경에 따라 적자매장이 10여 곳까지 늘어나면서 이제 일부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매장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전체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 오프라인매장의 활로를 찾는 시도를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마트 전문점의 초기성과는 좋다. PK마켓의 경우 지난해 10월 방문객은 이마트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2015년 매출이 190억 원가량이었는데 2016년 1천억 원이 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문점의 경쟁력은 다양한 상품에 있기 때문에 없었던 상품을 채워넣는 데 주력해왔다”며 “바이어들이 해외에서 좋은 물품을 직수입해오기 위해 시장을 많이 보고 트렌드를 열심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