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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타면세점이 개점 1주년을 기념해 5월15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개최한 축하파티에서 박서원(왼쪽) 두산 전무가 두타면세점 모델 송중기씨, 조용만BG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화그룹과 두산그룹이 면세점사업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적자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비리의혹에도 휘말리면서 사업을 이끌어갈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63과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을 두고 특허권을 사수하는 데 힘쓰기보다 면세점에서 자진 철수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과 두산그룹 모두 유통사업이 주력사업이 아닌 만큼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거의 보기 어렵다. 두 그룹에서 유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한화그룹은 방산과 화학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사업구조와 구매채널이 다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미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특허기간이 2019년 4월까지지만 특허 만료를 2년 가까이 앞두고 특허권을 스스로 반납하기로 한 것이다.
두산그룹 역시 1995년부터 20년 넘게 일관되게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왔고 면세점사업 경험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사업을 키우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면세점사업이 정부정책 등 외부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만큼 인내와 확신을 품고 투자를 이어가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면세점 실적이 부진하면서 모회사에 부담도 안기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사업에서 적자를 이어가면 한화케미칼의 자금지원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한화케미칼은 한화갤러리아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고 한화갤러리아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매출 2848억 원, 영업손실 12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면세점사업에서만 영업손실 438억 원을 내며 백화점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을 다 까먹었다.
두산 역시 면세점사업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손실 160억 원, 전체로는 영업손실 300억 원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주가도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적자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면세점사업은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초반에는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사업이 제대로 안착하기도 전에 중국의 사드보복 사태를 만나 흑자전환 시기조차 불투명해졌다.
명품유치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낮은 인지도 등으로 명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비리의혹에 연루되면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할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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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 |
그러나 면세점사업에서 철수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직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사업에서 발을 빼면 의혹에 더욱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과 두산그룹 모두 대외적으로 면세점사업이 3세 사업으로 주목받았다는 점 역시 쉽게 발을 뺄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갤러리아면세점63의 경우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그룹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지만 박서원 두산 유통전략담당 전무는 여전히 면세점사업을 의욕적으로 이끌고 있다.
박 전무는 두타면세점과 관련한 공식석상에 줄곧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방한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과 만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최근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점을 두고 한화그룹이 아직 유통사업에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고용문제도 남아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한화갤러라이타임월드 면세점사업부문에 178명이 소속돼 있다. 두산 면세BG에도 333명의 직원이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관계자는 “면세점사업의 안정화와 활성화의 의지를 여전히 강하게 지니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임직원들이 외풍에도 열심히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