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밀려 신차판매에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인도진출, 그룹 신사옥 등으로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이 18일 “기아차가 중국에서 딜러갈등과 사드문제, 멕시코공장 가동에서 예상외 부진, 신차 출시에서 현대차에 뒤처지는 등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며 “무엇보다 현대차보다 유동성이 떨어지는데도 통상임금, 인도진출, 신사옥 건립 등에 힘을 보태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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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기아차 통상임금 재판은 8월 중순에 1심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패소할 경우 충담금을 부담해야 하며 3분기 실적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아차 노조원 2만7천여 명은 2011년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노조원들은 애초 6677억 원을 청구했지만 재판과정에서 소급적용분까지 요구하고 있다.
고 연구원은 “집단소송, 대표소송, 지연이자, 소급적용분까지 적용되는 최악의 경우 (기아차의 비용부담이) 2조 원에 이를 수도 있다”며 “실적을 넘어서는 부담으로 적자를 낸다면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차는 현대차그룹 신사옥 건립에 참여하고 인도진출도 추진하고 있어 비용이 늘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2014년 옛 한국전력 부지 인수부터 신사옥 건설 공사비까지 55:25:20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2021년 말 신사옥 완공 전까지 기아차가 부담해야할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기아차는 올해 연말부터 2019년까지 인도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11억 달러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50% 수준이다.
기아차가 현대차에 밀려 신차판매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비용부담이 무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SUV 모델 노후화로 고전하고 있으며 K시리즈 부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공장 수출량도 멕시코공장 가동으로 줄었다.
중국에서는 딜러와 갈등에 이어 사드보복으로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고 미국에서는 쏘울과 옵티마 등 주력 모델 노후화로 인센티브없이는 판매가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연구원은 “현대차가 내년 말까지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제품군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고급차 제품군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파생모델을 포함해 8개의 차량을 선보이기로 했다”며 “반면 기아차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매출 14조204억 원, 영업이익 4907억 원을 낼 것으로 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3%, 영업이익은 36.3%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