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주력을 내세우고 있는 SUV제품군 경쟁력 약화로 판매회복이 더딜 수 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4일 “기아차가 미국, 중국 등 핵심시장에서 수요부진으로 판매실적 감소세를 당분간 개선하지 못할 것”이라며 “신흥국 판매실적이 점차 개선되겠지만 핵심시장에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상품성 개선은 구조조적으로 더딜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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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
미국은 극심한 세단 수요감소에 더해 경트럭 수요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모델 노후화로 판매실적을 개선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 인센티브도 늘리면서 수익성까지 악화하고 있다.
기아차의 2분기 미국 인센티브는 지난해 2분기보다 27%, 14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박 연구원은 파악했다.
기아차가 가장 의존하고 있는 중국도 올해 구매세 인하혜택을 축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모델 노후화, 딜러와 갈등, 사드여파 등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기아차는 수익성이 높은 국내에서도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대안이 없는 상황에 놓였다.
박 연구원은 “스팅어가 국내에서 판매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기아차의 국내판매를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기아차는 내년까지 주요 SUV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과 스토닉 신차효과를 제한적인 차원에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차가 판매부진을 겪는 데는 한국,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 여건뿐만 아니라 기아차의 주요 수익원인 SUV 제품군의 경쟁력 약화도 영향을 미치다.
박 연구원은 “기아차는 현대차 코나와 거의 같은 시기에 스토닉을 출시했는데 상급 차종과 수요간섭, 시장경쟁 심화 등으로 판매를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기존 SUV 모델은 내년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부분변경모델 출시 등으로 국한적인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 완전 신차출시 만큼 신차효과를 보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아차는 2019년 이후부터 한국, 미국에서 대형 SUV 신차와 쏘렌토 후속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파워트레인 적용으로 상품성 개선효과는 2018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는 올해 매출 52조6500억 원, 영업이익 1조983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0.1%, 영업이익은 19%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