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들이 2009년 이후 5년 동안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지급한 리베이트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국내 면세점들은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여행객을 데려오는 대가로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1조1654억 원을 리베이트로 썼다.
이 가운데 83.8%인 9768억 원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면세점이 올해 8월까지 사용한 리베이트는 1459억3900만 원으로 전체의 47.9%를 차지했다. 롯데면세점이 지난 5년 동안 뿌린 리베이트는 5509억8700만 원이다.
신라면세점도 올해 1153억1800만 원을 리베이트로 썼다. 이는 전체의 37.9%로 롯데면세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신라면세점이 5년 동안 지급한 리베이트는 4258억4900만 원이었다.
특히 신라면세점의 리베이트는 2009년 전체 리베이트의 31.3%였으나 지난해 39.8%, 올 8월까지 37.9%로 늘었다. 이는 호텔신라가 신라면세점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리베이트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도별로 보면 국내 면세점의 리베이트는 2009년 1010억 원, 2010년 1006억 원, 2011년 1426억 원, 2012년 2201억 원, 2013년 2966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이보다 더 크게 늘어 8월까지 리베이트 규모가 3046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지금액을 이미 넘어섰다.
홍 의원은 리베이트가 이처럼 늘어난 데 대해 저가 단체관광객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대기업 면세점들이 과열경쟁을 벌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09년 134만 명에서 지난해 433만 명으로 223.1% 급증했다.
홍 의원은 출국장을 제외한 시내 면세점 리베이트율을 추산한 결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2009년보다 올해 각각 6.9%와 13.6%씩 늘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대기업 면세점의 과열경쟁으로 중소 면세점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