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사업을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정부와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에도 여전히 다른 후보와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사업이 대만 홍하이그룹이나 웨스턴디지털에 넘어갈 경우 SK하이닉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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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12일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 홍하이그룹에 반도체사업 인수조건을 놓고 꾸준히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펀드와 미국 사모펀드,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우선적으로 매각협상을 벌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도시바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인수에 참여해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에 도시바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이 반대하고 일본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점도 부담이다.
로이터는 도시바가 일본정부 컨소시엄에 매각을 강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다시 인수협상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시바 경영진과 채권단, 주주의 의견도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인수 참여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인수조건을 바꿔 지분인수 가능성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의지는 여전히 강한 셈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합작법인에서 개발한 낸드플래시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조치 해제신청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미국법원에 낸 도시바의 반도체 매각중단요청도 14일 첫 심리를 앞두고 있어 법정공방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삼성전자와 글로벌시장에서 양강구도를 구축하게 되면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만 홍하이그룹이 인수할 경우 막대한 자금여력을 확보한 새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셈이라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일본정부와 손을 잡아 무리없이 인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상황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로이터는 도시바 역시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어 웨스턴디지털 또는 홍하이그룹과 인수협상 진행이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