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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 |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이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찾고 있다.
하지만 몸집불리기를 통해 현대제철의 특수강시장 진입을 견제하겠다는 세아그룹 계획에 물음표가 따라 붙으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을 동시에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 영입작업에 한창이다.
국내 사모펀드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외국계 스탠다드차터드PE의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세아그룹은 이밖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 키움자산운용, 포스코 등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재무적투자자 영입해 인수자금 조달
세아그룹이 두 건의 인수합병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재무적으로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시장 예상가는 각각 1조 원, 2천억 원이다.
인수주체로 나서는 세아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능력은 매물가격을 감당하기 많이 부족하다. 세아홀딩스,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의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억, 866억, 65억 원에 불과하다.
세아베스틸은 최근 2500억 원의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에 따라 세아그룹이 추가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부족한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세아그룹은 “올해 안으로 회사채 추가발행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세아그룹은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찾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 영입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 미지수다.
세아그룹은 재무적 투자자를 찾으면서 세아그룹의 경영능력을 믿고 특별한 조항없이 투자해주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수익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세아그룹이 무리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까지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동시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특수강사업 확대에 나선 현대제철을 견제하는 차원이 크다.
포스코특수강은 세아그룹이 손에 넣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세아그룹과 현대제철이 맞붙게 돼 있다.
◆ 현대제철의 힘 의식해 재무적 투자자 선뜻 못나서
특수강 상공정 부문에서 세아베스틸이, 하공정 부문에서 세아특수강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세아그룹은 특수강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특수강 하공정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지난 4월 당진 특수강공장 착공에 들어가면서 이미 상공정시장에도 발을 담궜다.
현대제철이 특수강시장 확대라는 방향성을 분명히 설정한 탓에 세아그룹이 견제 차원에서 몸집을 불리더라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은 전체 매출 가운데 현대기아차 상대로 올리는 매출 비중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세아그룹으로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 물량만 되찾아오더라도 세아그룹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 재무적 투자자 물망에 오른 후보들의 자금여력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닌 점도 세아그룹의 재무적 투자자 영입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재무적 투자자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주로 중소형 거래를 취급했기 때문에 수익을 보장하는 약정없이 세아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포스코는 세아그룹과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은 맺은 뒤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권오준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재무 건정성 강화를 외치고 있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안 된다는 내부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