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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지지자 늘어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10-12 10: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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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화폐의 총량은 약 500조 달러로 추정된다. 그런데 동전과 지폐 등 실제로 유통되는 화폐는 50조 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 돈은 은행계좌 등에서만 가상으로 존재한다.

이처럼 가상화폐의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관리주체가 없이 상호검증에 의해 인정받는 이른바 ‘암호화폐’가 등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지않고 오직 시장에 의해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진화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지지자 늘어  
▲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최초로 암호화폐를 구현한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이 대중에 널리 알려져 자리잡은 뒤 그와 비슷한 암호화폐도 여럿 등장했다. 라이트코인, 피어코인, 네임코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상화폐의 규모는 15조 원 정도로 알려졌다. 카드사나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포인트형 가상화폐가 2조9천억 원, 게임머니나 싸이월드 도토리 같은 사이버머니가 4조6천억 원, 나머지 7조 원 이상이 비트코인류의 대안화폐다.

아직 대부분 가상화폐는 화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실물화폐에 기초하되 그것을 대리하는 대리화폐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 실제 화폐와 무관하게 발행되고 가치가 책정되는 암호화폐가 등장하면서 이들이 대체화폐가 될 수 있을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체제는 화폐경제를 기본으로 이뤄진다. 화폐는 경제체제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고도로 발달해 있다.

그러나 지금의 화폐시스템이 구축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새로운 화폐가 등장하고 사회의 합의를 거쳐 자리잡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류는 오랫동안 물물교환과 상품화폐를 이용해 왔다. 식품, 피복, 금속 등이 상품화폐로 주로 사용되다가 가치가 높고 변질되지 않으며 운반이 용이한 금속화폐가 주를 이루게 됐다.

그러다가 17세기 영국에서 금보관 증서인 태환화폐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지폐의 기원이 됐다.

지폐가 점차 화폐의 주류로 자리잡았으나 보유하고 있는 금만큼의 화폐를 찍어내는 금본위제는 20세기까지도 화폐제도의 근간을 이뤘다. 실제 화폐가치는 금에 있고 유통되는 지폐는 금의 대리화폐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폐는 지금의 가상화폐와도 유사하다.

1930년대 각국의 경제규모가 금 보유량을 초월하면서 금본위제는 차츰 폐지됐고 금본위제를 유지한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국도 1971년 닉슨 선언으로 금태환제를 포기했다.

그뒤 화폐 가치와 통화량은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에 의해 통제되기 시작했다. 지금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 고작 50년이 되지 않은 셈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대안화폐는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비트코인은 정부가 화폐를 발행하는 식으로 시장에 개입해 가치를 변동시킬 수 없다. 또 세계 어디서나 네트워크만 연결돼 있다면 수수료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대안화폐가 가까운 시일에 달러 등 화폐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대안화폐들은 화폐의 기본기능인 지불 저장 가치척도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트코인만 해도 사회에서 쓸 수 있는 곳은 아직 매우 제한적이다. 비트코인은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으면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현실적인 지불수단으로 통용되기 어렵다.

  진화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지지자 늘어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
또 비트코인 가치는 아직까지 매우 유동적이다. 1년 사이에 수십배가 올랐다가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기도 한다.

관리감독 주체가 없고 금본위처럼 실제로 기초하고 있는 가치가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치를 정확히 담보하기 어렵다. 순식간에 가치가 폭락할 수도 있고 반대로 폭등할 수도 있다. 이런 유동성 때문에 아직 비트코인은 가치척도나 저장수단으로 쓰이기에도 적당하지 않다.

그렇지만 대안화폐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다. 비트코인은 시작일 뿐이고 이런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단점을 보완해 새로운 형태의 대안화폐가 등장하리라는 것이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장기적으로 장래성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 역시 가상화폐가 대안화폐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타임스는 “추상적인 면에서 비트코인은 완벽한 화폐”라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비트코인은 한때 유행이 아니며 사용자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를 정비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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