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출신의 중국인들이 알리안츠생명 이사회에 포진하면서 알리안츠생명에 안방보험 색깔입히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순레이 신임 대표와 로이구오 신임 재무부사장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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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레이 신임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와 로이구오 신임 알리안츠생명 재무부사장. |
이에 따라 알리안츠생명의 9명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7명이 중국인 및 중국계 외국인으로 채워졌다. 순레이 신임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안방보험 출신이다.
로이구오 재무부사장 역시 안방보험의 자회사인 메이플트리 재무-투자회사 부문에서 이사를 맡아온 인물이다. 그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되면서 알리안츠생명의 안방보험 색깔 입히기에 정점을 찍었다는 말이 나온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에도 동양생명의 이사회 구성원을 안방보험 인사로 채웠는데 지난해 12월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뒤 9명의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5명을 안방보험 출신으로 꾸렸다.
알리안츠생명은 8월1일부터 회사이름도 ABL생명으로 바꾸는데 로고 이미지가 안방보험의 AB와 비슷하다는 말도 나온다.
안방보험은 앞으로 알리안츠생명의 경영에 더욱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지분을 각각 63.01%, 100%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인 만큼 이미 이들의 영업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모두 안방보험이 중국시장에서 보인 행보와 비슷한 영업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중국 보험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저축성보험 상품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알리안츠생명도 2015년 10월 이후 판매를 중단했던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올해 대폭 늘렸다. 알리안츠생명이 1분기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둔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5021억 원 규모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400만 원이었다.
방카슈랑스로 판매되는 저축성보험 가운데 최저보증이율이 2%대인 곳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뿐이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알리안츠생명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다른 국내 생보사들과 반대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사정에 맞지 않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방보험의 공격적 영업방식이 앞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생보사들은 부채규모가 커지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의 경우와 같이 알리안츠생명의 배당을 크게 늘려 투자수익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자본유출을 놓고 반감이 생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128억보다 큰 204억 원을 배당했는데 안방보험이 154억 원을 받았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전인 2015년 때보다 배당성향이 137.8%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