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가 경쟁력을 앞세워 현대로템을 제치고 전동차 수주를 따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원시스가 7월20일 개찰이 예정된 서울메트로 2호선 노후차량교체를 위한 2차 입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2차 물량은 224량, 2500억 원 규모로 대어급 전동차 입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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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이사. |
다원시스는 2015년에 진행된 1차 입찰에서 200량을 수주하면서 신흥 전동차제작회사로 떠올랐다. 당시 로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동차업계 강자로 꼽힌 현대로템을 제치고 계약을 따냈다.
다원시스는 7월 2차 입찰에서도 현대로템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미 1차 낙찰을 받았기 때문에 유리한 입지에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원시스가 등장하면서 현대로템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전동차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원시스는 잇단 수주로 전동차 제작경험을 쌓으면서 현대로템에 필적할 만한 경쟁상대로 성장하고 있다. 다원시스는 20일 개찰된 서울도시철도 7호선 석남연장선 전동차 16량 수주에도 성공했다. 현대로템과 우진산전도 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다원시스의 강점으로 가격경쟁력이 꼽힌다. 다원시스가 석남연장선 전동차 입찰에 써낸 금액은 198억 원으로 인천시가 책정한 구입비 331억 원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현대로템도 다원시시스를 의식해 손해를 보는 수준으로 입찰가를 써내고도 수주를 따내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원시스는 전동차에 탑재하는 주요 전장부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반면 현대로템은 대부분의 부품을 국내 협력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도 다원시스에 전동차 수주를 뺏기면서 암울한 분위기”라며 “당장에 협력사의 공급단가를 낮추기도 어려워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데다 수익성에 대한 고민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원시스의 앞길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다원시스는 서울메트로 2호선 1차 입찰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해 11월 압수수색을 받았고 현재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결과에 따라 향후 전동차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원시스는 지난해 매출 742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471억 원을 전동차 부문에서 냈다. 2015년 로윈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 이어 지난해 로윈과 합병하면서 전동차부문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다원시스는 국내 유일한 핵융합반응용 특수전원장치 생산회사로 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 등 다양한 수행해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6월에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벌이는 주요거래처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처음으로 찾은 회사이기도 하다.
다원시스를 설립한 박선순 대표는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카이스트에서 전력전자전공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도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다원시스를 설립했고 2015년 의료기기사업 자회사인 다원메닥스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