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 시너지도 확대하고 지배력도 키우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이 투자금융(IB)과 글로벌사업, 디지털부문에 각각 매트릭스조직을 확대해 그룹차원의 시너지를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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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신한금융지주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각 부문에서 사업확대와 역량강화를 위해 지주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계열사 4곳을 중심으로 지주 차원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매트릭스체제를 갖췄다.
이동환 지주 GIB사업부문장이 각 계열사의 자본시장부문 부행장 및 부사장을 함께 맡고 허영택 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이 각 계열사의 글로벌부문 부행장 및 부사장을 겸직한다.
디지털부문의 경우 지주사와 계열사에 각각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만들고 ‘CDO 협의회’를 운영한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부문에서 지주-은행-증권의 매트릭스체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여기에 새롭게 계열사를 추가하고 사업부문을 확장한 셈이다.
기존에는 각 계열사의 최고경영자가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지주 차원에서 지원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사업계획 및 추진방향을 지주 차원에서 결정하게 된다.
글로벌부문과 디지털부문의 경우 최근 금융권의 흐름상 대부분 사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만큼 각 계열사들은 사업추진과정에서 지주의 관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각 지주 부문장에게 힘이 실릴 가능성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의 권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매트릭스조직을 처음 도입한 하나금융그룹과 최근 비은행 계열사를 연이어 인수합병한 뒤 매트릭스체제을 갖춘 KB금융그룹의 경우 지주 회장의 권한이 더 막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이번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기존 은행 중심의 지주체제에서 지주를 중심으로 한 사업별 체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지주-은행-증권을 중심으로 매트릭스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도 함께 매트릭스체제를 갖춘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 계열사 가운데 신한은행 다음으로 덩치가 큰 곳으로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꼽힐 만큼 신한금융그룹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
신한생명 역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이은 주요 계열사로 4대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계열사 가운데 KB금융지주 계열사와 가장 격차를 벌리고 있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조 회장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에 끼치는 영향력을 더욱 높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은 취임한 뒤 첫 조직개편에서 그룹의 중심을 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서 지주로 옮기는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시너지 확대와 지배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