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의 온산공장 굴뚝에서 21일째 불길이 솟고 있다.
공장가동을 멈출 경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여론반발이 거센데도 시운전을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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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 |
울산시청 관계자는 26일 “대한유화의 온산공장 굴뚝불길이 서서히 잡히고 있다”며 “조만간 공장굴뚝 불길을 잡고 공장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유화는 온산공장의 에틸렌생산설비를 연간 47만 톤 규모에서 80만 톤으로 늘리기 위해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증설작업 및 정기보수작업을 진행했다.
애초 증설설비 시운전을 6일 하루 만에 끝내려고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를 겪으면서 불완전제품을 생산해 이를 소각하느라 공장굴뚝에서 불길이 솟았다.
대한유화의 온산공장 굴뚝에서 연일 불길이 솟자 울산시민과 환경단체는 대기오염과 소음문제를 지적하며 반발했다. 울산시는 대한유화에 시설개선명령을 내렸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자체사법권을 지닌 환경감시단을 앞세워 온산공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대한유화가 온산공장의 상업가동 목표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여론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운전을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공장은 가동을 한 번이라도 멈추면 생산되고 있던 화학물질이 굳어 쓸 수 없게 돼 일단 가동을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렵다”며 “공장가동을 한 번만 중단해도 이를 수습하는 데 오래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 대한유화가 공장가동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한유화는 올해 2분기에 증설작업과 정기보수 등을 진행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이런 실적타격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대한유화에게 있어서 7월 상업운전 개시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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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이 제보한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에서 솟은 불길 모습. |
대한유화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신규설비를 7월부터 상업가동할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2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3% 늘어나는 것이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온산공장의 에틸렌생산설비와 나프타분해설비 등을 증설하는 데 5천억 원을 들였다”며 “그동안 여러 사건을 겪었지만 7월에 증설설비의 상업가동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대한유화는 4월말과 5월초에도 온산공장에서 증설 및 정기보수작업을 진행하면서 수차례 폭발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으로부터 2일 작업 전면중지 명령을 받았다.
온산공장의 배관 200여 개를 일일이 점검해야 하는 만큼 작업중단 시일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하지만 대한유화는 공사작업점검을 서둘러 작업중지명령 이틀만에 해제조치를 받아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